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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보호감호 재복역율 80%인데 … 비슷한 제도 또 추진

중앙일보 2012.09.11 01:45 종합 3면 지면보기
지난 7일 전남 해남 터미널 인근에서 초등학생 A양(12)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주민에게 붙잡힌 이모(28)씨는 성폭력 전과 2범이다. 그는 매달 두 차례 관할 보호관찰소에 나가 교육과 상담을 받아왔다. 그날 오후에도 보호관찰소에서 일기 형식의 ‘생활보고서’를 쓰고 40여 분 동안 상담도 받았다. 하지만 보호관찰소 문을 나선 지 20분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곡동의 한 주택에서 주부 이모(37)씨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된 서진환(42)도 전자발찌를 찬 채 보호관찰을 받던 중이었다.


“가두는 것보다 교화가 더 중요”

 이처럼 보호관찰 대상자의 범죄가 잇따르자 범죄자 사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7년 2.6%였던 보호관찰 대상 성폭력범의 재범률은 지난해 4.9%로 늘어났다. 일선 보호관찰소에선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선 관찰관 1명이 대상자 20~70명을 관리하는 데 비해 한국에선 관찰관 1명이 140여 명을 관리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대안으로 ‘보호수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폐지된 보호감호제와 유사한 것이다. 하지만 ‘2012년 법무연감’에 따르면 2007년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뒤 가출소한 성폭력범 5명 중 4명(80%)이 재복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도범(64.7%)·강도범(52.2%)보다 높은 수치였다.



정진수(55)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범죄자를 가둘지(보호감호), 풀어줄지(보호관찰)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제대로 관리해 교화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감시 위주의 보호관찰과 시간 때우기식 교육부터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은경(50) 연구위원은 “지역 사회와 관련 전문가 등이 함께 나서 재범 우려자를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끌어안는 등 종합적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남=최경호 기자, 김기환 기자



◆보호관찰·보호감호



보호관찰은 사회생활을 하게 하면서 수시로 지도·감독함으로써 재범을 막는 제도다. 별도 감호소에 격리 수용하는 보호감호제와 구별된다. 보호감호제는 이중·과잉 처벌 논란으로 2005년 8월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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