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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럼 이모저모…오찬장서도 영토·역사 문제 신경전

중앙일보 2012.09.11 01:13 종합 16면 지면보기


10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제15회 중앙글로벌포럼에서 세계 10개국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영토분쟁 등 아시아 현안에 대해 벌이는 토론을 방청객들이 경청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대통령 선거 100일을 앞둔 10일 오전 9시10분. 카키색 바지 정장 차림의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중앙글로벌포럼을 찾았다. 참석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데라다 다카시(寺田貴) 일본 도시샤대 교수, 자칭궈(賈慶國) 중국 베이징대 교수, 마틴 패클러 뉴욕타임스 도쿄지사장 등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그를 잇따라 찾았다. 박 후보는 축사 전후에 연단 옆으로 걸어 나와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했다.



 이날 포럼에선 영토 갈등의 중심에 있는 일본의 참석자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장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자 한국 국민이 극렬히 반대하는 것은 일제 강점기를 잊을 수 없어서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데라다 교수는 “일본의 국력과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의 의미는 커지고 있다. 공동 번영과 평화가 중요하다”고 원칙론을 들어 방어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사안에 대해 참석자 간 의견이 충돌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응우옌 하이반 베트남뉴스 편집부국장은 “중국은 남중국해의 80%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유엔에 의해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의 영토로 인정된 지역”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자칭궈 교수는 “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 등이 (남중국해에서) 유전 개발을 하고 있다”며 “중국에선 ‘중국의 해역인데 다른 나라들이 뭘 하고 있느냐’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키타 히로유키(秋田浩之)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논설위원은 “국제법 판사가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중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이 설정한 해상 질서를 재개편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영토 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전략연구소 교수는 “아시아 지역의 영토 분쟁이 가속화되는 이유는 각국이 다른 나라의 영토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라며 “이런 식으로는 계속 문제가 생기고 협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참석자 간의 신경전은 오찬에서도 이어졌다. 정재호 서울대 교수는 “동북공정이 중국 중앙정부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고, 자칭궈 교수는 “일부 학자의 연구 결과일 뿐”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서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중·일 3국 간 경제 협력이 늘어나는 동시에 갈등도 늘어나고 있다”며 민족주의 부상과 영토 분쟁 증가, 국력 재편 등을 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경제 협력과 사회적 교류를 기반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조현숙·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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