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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ITU 특허회의에 삼성·애플 참여 혁신 대신 법정서 시간 낭비 옳지 않아”

중앙일보 2012.09.11 00:42 경제 2면 지면보기
하마둔 투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이 10일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청사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이 혁신적 아이디어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법정에서 낭비하는 것은 옳지 않다.”


투레 ITU 사무총장 인터뷰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이끌어가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하마둔 투레(59) 사무총장은 10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송이 줄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투레 총장은 최근 삼성과 애플 간의 소송전에 대해 “ITU는 이러한 사태(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지적재산권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기업 간 협력이 많을수록 혁신도 많아진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투레 총장은 방통위와 2014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19차 ITU 전권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양해각서(MOU) 교환을 위해 방한했다.



 투레 총장은 “산업계에서 혁신과 지적재산권을 모두 올바로 보호하려면 삼성-애플 간의 특허 이슈를 계기로 명확한 규칙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 가지 핵심 원칙으로 특허의 합리성·비차별성·명확성을 꼽았다. ITU는 다음 달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주요 전자·통신업체들이 참가하는 특허 관련 회의를 열고 새로운 기준을 논의할 예정이다. 투레 총장은 “삼성은 오래전부터 ITU의 민간 회원이고 애플도 지난주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두 회사도 다음 달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과 애플은 전 세계 9개국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삼성이 아이폰의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공격한 데 대해 삼성은 애플이 자사의 표준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표준특허는 한 기업의 특허를 표준으로 인정하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받지 않는(FRAND)’ 사용료만 내면 다른 업체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유엔 산하 정보통신 분야 전문기구인 ITU는 표준특허를 인증하는 최상위 기관이다. 통신 관련 기술은 표준특허의 틀이 잡혀 있지만 새롭게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디자인이나 UI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투레 총장이 ‘명확한 규칙’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혼란을 줄여 소송 사태를 방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편 투레 총장은 “2014년 부산 전권회의는 세계가 정보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넘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마다 열리는 ITU 전권회의는 193개 회원국과 770여 개 민간 회원사의 대표 3000여 명이 모이는 ‘정보통신 올림픽’이다.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투레 총장은 1998년부터 8년간 ITU 산하 3개 집행기구 중 하나인 전기통신개발국(BDT)의 국장을 지냈으며, 2007년부터 ITU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1865년 국제전보연합(International Telegraph Union)으로 시작된 전기통신분야 최고 권위의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최고 의결기구인 전권회의와 48개 이사국이 참여하는 이사회 밑에 표준화를 담당하는 ITU-T, 주파수를 관리하는 ITU-R, 개발 업무를 맡는 ITU-D의 세 개 부문이 있다. 기구의 운영은 사무총장이 이끄는 사무총국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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