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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인 자살률, 미국·일본의 4~5배라니

중앙일보 2012.09.11 00:01 종합 38면 지면보기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 10일에 보도된 한국의 자살 실태는 충격적이다. 2010년 한 해 동안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람이 1만5566명으로 하루 평균 42.6명 꼴이다. 한국 자살률은 10만 명당 33.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OECD 평균인 12.8명의 2.6배나 된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에서 자살이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 주요 사회 병리현상이 됐음을 뜻한다.



 게다가 한국에서 자살은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순위 4위다. 발병률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사회적 투자를 하고 있는 당뇨·폐렴·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보다 더 많다. 정부와 사회가 이에 준하는 사회적 투자를 통해 자살률을 낮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의 자살예방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81.9명으로 전체 평균의 2.4배다. 일본(17.9명)·미국(14.5명)의 4~5배 수준이다. 2010년 전체 자살자의 넷 중 한 명 이상(28.1%, 4378명)이 노인이다.



 통계청은 경제적 빈곤과 신체적 질병, 그리고 사회적 고립을 노인 자살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모두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요인이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자살률을 줄이려면 정부가 범부처적인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우선 사회복지 당국은 빈곤으로 인한 저소득층 노인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 전체 노령인구의 70%를 대상으로 개인별 매월 최고 9만4600원을 지급하고 있는 기초 노령연금을 저소득층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수준까지 올려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나치게 넓게 잡고 있는 지급대상을 축소하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 당국은 빈곤이나 고립으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노인을 각 지역사회에서 미리 찾아 중점 관리토록 해야 한다. 보건 당국은 의학계에서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는 우울증을 이제 개인 질병이 아닌 집중 관리가 필요한 사회적 질환으로 다뤄야 마땅하다. 자살은 사회적 노력으로 줄일 수 있고,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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