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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겠다" 반성문 쓴 지 20분 만에…충격

온라인 중앙일보 2012.09.10 15:23
아동 성폭행 전과자가 보호관찰 교육을 받고 돌아가던 길에 또다시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려다 붙잡혔다.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시행중인 보호관찰 교육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9일 길가던 여자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이모(28)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7일 오후 해남 터미널 부근에서 피해 어린이(12·여)를 보고 성폭행 할 것을 결심했다. 이씨는 A양을 1㎞가량 뒤따라간 뒤 비닐하우스로 데려가 추행하던 중 "살려달라"는 비명을 듣고 나온 마을 주민에 의해 곧바로 붙잡혔다. 성폭행 전력으로 광주보호관찰소 해남지소에서 성폭력 재발방지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지 20여분만이었다.



성범죄 2범인 이씨는 2010년 완도에서 저지른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으로 지난해 1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날 보호관찰소에서 최근의 일상생활을 직접 기록한 '생활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40여분간 관찰담당 직원과 상담했다. 그는 "요즘 성폭행 사건이 너무 많다"며 "좋은 생각을 하면서 살겠다"고 쓰기도 했다.



이씨는 한달에 두차례씩 보호관찰소에서 상담하거나 강의를 듣는 등의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올 2월 광주시 남구 한 주택에서 혼자 있는 초등학교 여학생(12)을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힌 중학생(14)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보호관찰자의 재범율은 지난해 7.6%로 선진국에 비해 높다. 소년 대상자의 재범률은 11.4%로 더 높았다. 일선 보호관찰소에서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선 보호관찰관 1명이 20~70명을 관리하는 데 비해 한국에선 관찰관 1명이 140여명을 맡아야 한다"며 "외부를 돌아다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 뿐 아니라 감시 위주의 관찰 방식과 시간 때우기 위주의 형식적 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법무부 관계자는 "사회적 외톨이의 재범율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들을 수시로 일대일로 대면 상담하고 직업을 알선해 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경(50)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사회와 관련 전문가, 관찰관이 함께 보호관찰대상자를 관리하는 방안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해남=최경호 기자, 김기환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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