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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재발 막는 새 가이드라인 나왔다

중앙일보 2012.09.10 03:12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지난 8월 25일부터 5일 동안 독일 뮌헨에서 제34회 유럽심장학회 학술대회(ESC)가 열렸다. 유럽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의학 학술대회로, 매년 이 학술대회 기간에 400여 건의 워크샵이 개최되고, 900여 시간의 교육세션이 열린다. 올해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3만2000여 명의 심혈관질환 전문가들이 참석해 1만 124건의 논문 초록이 등록됐다. 올해 대회 주제는 ‘심혈관질환 쟁점 탐구’로, 10개의 주요 심혈관예방 가이드라인을 내 놓았다.


유럽심장학회 학술대회

지난달 2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행사장 전경. 150여개국에서 3만2000여명의 심장혈관 전문가들이 모였다. [배지영 기자]


스텐트 삽입술 후 재발률 크게 줄어



10개의 가이드라인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은 급성관상동맥질환(심장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굳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모든 증상과 질환을 통틀어 가리킴) 치료에 대한 것이었다.



 급성 심근경색증에선 보통 관상동맥중재술(PCI)을 한다. 혈관을 뚫어 혈류를 개통하는 시술이다. 약물을 주입해 뚫거나 풍선확장술·스탠트삽입술이 많이 활용된다.



 그러나 재발이 문제다.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의 10~12%는 1년 이내 재발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혈전이 형성되지 않게 하는 항혈소판제를 계속 복용해야 하는데 최근까지는 클로피도그렐(상품명 플라빅스)이 주로 이용됐다.



 하지만 클로피도그렐은 전 세계인의 25% 정도가 갖고 있는(한국인은 50%) ‘CYP2C19’라는 유전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약효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2년 전 새로운 항혈소판제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프라수그렐(상품명 에피언트)이다. 한국에선 2010년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뒤 올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사용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프라수그렐 출시 전후로 진행된 여러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30개국 1만3608명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프라수그렐과 아스피린을 함께 복용하게 한 임상시험 결과, 심혈관계 사망률, 치명적이지 않은 심근경색·뇌졸중을 기존 제제 복용 대비 19% 감소시킨 것. 또 치명적인 스텐트 혈전증(혈관에 삽입된 스텐트 주변에 혈액이 응고되는 부작용)의 발생률도 50% 이상 감소시켰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혈관질환 중에서도 높은 사망률과 재발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중증 질환”이라며 “프라수그렐 제제는 혈관에 빠르게 작용하고 혈소판 응집 억제력이 강해 환자의 치료 결과를 크게 향상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2 유럽심장학회는 항혈소판제 요법에 대한 권고 사항을 심장질환 예방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발표했다. 관상동맥중재술(PCI)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12개월 동안 프라수그렐을 비롯한 항혈소판제를 아스피린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최우선으로 권고됐다. 프라수그렐 임상 연구를 진행한 미 듀크 연구소의 E. 매그너스 오만 박사는 “급성관상동맥질환은 재발이 쉬운 만큼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특히 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유형의 심한 심근경색(STEMI)환자는 프라수그렐과 같은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1년 동안 철저하게 복용하도록 해 재발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금, 하루 한 스푼만 섭취해야



심장치료의 가이드라인도 발표됐다. 나머지 9가지 가이드라인은 생활습관 개선·금연·적절한 영양섭취·운동·스트레스 관리·체중 경감·혈압 정상화·당뇨병 관리·고지혈증 정상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영양섭취 부분에서는 ‘포화지방산 섭취를 총 섭취 에너지의 10% 미만으로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 놨다.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고 트랜스지방이 많은 가공식품은 가능한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 특히 소금은 하루 5g(1티스푼)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 학회에 참석한 임도선 교수는 “한국인 하루 소금섭취량은 20g이 넘는다. 소금 섭취량이 많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협심증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생선은 주 2회 이상 섭취하고 오메가3 섭취량을 늘리도록 권고됐다. 임 교수는 “오메가3 섭취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치료 후 예후를 좋게 하고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 된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남자는 하루 두 잔(알코올 20g) 여성은 하루 한 잔(알코올 10g)으로 제한됐다. 운동은 매주 2.5~5시간을 유지하도록 했다. 몰아서 하는 것 보다 하루 10분이라도 균일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 임 교수는 “식생활 개선과 운동 실천은 이제까지 나온 가장 효과 좋은 약의 예방 효과보다 10배 이상 높은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며 식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고혈압환자와 당뇨병환자는 심혈관질환에 더욱 유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만 박사는 “심혈관 고위험자 중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당화혈색소를 7.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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