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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바다가 육지라면’흥얼거린 그 시절, 트로트 여왕

중앙일보 2012.09.10 00:46 종합 30면 지면보기


나훈아 등과 함께 오아시스레코드사를 통해 활동했던 조미미. 1973년에는 ‘오아시스 히트송’의 표지 모델이었다. [중앙포토]
 노래 한 자락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하며 1960~70년대를 풍미한 가수 조미미(본명 조미자·사진)씨가 별세했다. 65세. 한 달 전 급성간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고인은 9일 오전 11시 서울 구로구 오류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65세로 별세한 가수 조미미씨



 전남 목포 출신인 고인은 1965년 동아방송 주최 민요가수 선발 콩쿠르인 ‘가요백일장’에서 김세레나, 김부자 등과 함께 발탁됐다. 그 해 ‘떠나온 목포항’으로 데뷔한 뒤 1969년 ‘여자의 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여인의 한을 담은 노래는 특유의 미성과 어울려 큰 인기를 끌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을, 이 몸이 철새라면 뱃길을 훨훨 날아 어디론지 가련만”이라 노래한 ‘바다가 육지라면’ 등이 대표적이다. ‘서산갯마을’ ‘서귀포를 아시나요’ ‘진천 아가씨’ 등 향수를 자극하며 지역 정서를 담아낸 곡들도 유명하다. 제주 서귀포시 등에는 노래비도 세워졌다. ‘단골손님’ ‘연락선’ ‘선생님’ 등도 고인이 불러 히트한 노래들이다.



 맏며느리감으로 꼽힐 정도로 복스럽고 앳된 외모도 고인이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뛰어난 미모 덕에 1970년대 초 동료 가수 남진과의 열애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1973년 재일동포 출신 사업가와 결혼 후에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5장의 정규앨범을 비롯해 나훈아와 함께한 히트송 메들리 앨범 등을 냈다. 1976년에는 ‘연락선’을 발표해 MBC 10대 가수에도 선정됐다. 최근까지도 그의 활동은 이어졌다. ‘조미미 메들리 1집’(2010)을 발매하고 KBS ‘가요무대’ 등에 출연하며 팬들에게 추억을 선사해왔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1960~70년대를 대표하는 호남 출신의 여가수로, 이미자 등과 함께 손꼽히며 트로트의 전성기를 수놓은 분”이라며 “굉장히 맑고 낭랑한 음색으로 지역 정서를 담은 노래들을 불러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고 평했다. 가수 태진아씨도 “평소 조용하지만 후배들에게는 늘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선배라 가슴이 더욱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족은 안애리·애경씨 등 2녀와 사위 잭슨 탄디오노(재 인도네시아·사업) 등이 있다. 빈소는 부천 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30분이다. 032-340-7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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