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인택의 미시 세계사
지난 4월에는 사거리 5000㎞급인 아그니-Ⅴ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미 2002년 1월 사거리 700㎞, 탄두중량 1000㎏의 아그니-I 미사일을 첫 시험발사한 뒤 육군에 실전 배치했다. 한·미 미사일협정에 의해 사거리 300㎞, 탑재 중량 500㎏ 이상을 개발하지 못하는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된다.
공군력에서도 첨단을 달린다. 미국 대신 소련·이스라엘·프랑스 등과 군사협력을 해왔던 인도는 소련이 무너진 이후 러시아 군수회사에 자금을 대주면서 기술을 흡수했다. 그 성과의 하나가 러시아와 공동 개발해 실전 배치 과정에 있는 5세대 초음속 전투기 HAL 테자스다. 한국의 차세대 공군기 후보의 하나인 F-35 합동공격기는 물론 미국의 최신예 F-22 랩터에 근접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첨단 전투기다.
해군력에서 인도는 미국(운용 11척), 영국(1), 프랑스(1), 러시아(1), 이탈리아(2), 스페인(2), 태국(1), 브라질(1)과 함께 항모 운용 9개국의 하나다. 이미 87년 영국의 2만8700t급 퇴역 항공모함인 허미스함을 구입해 재정비 후 비라트함으로 이름을 고쳐 사용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로부터 소련의 4만5400t급 퇴역 항모 코르슈코프함을 구입해 비크라마디티야함으로 이름을 고쳐 올해 중 재취역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고 인도는 자체 건조 항모도 조만간 전력화한다. 2017년에는 4만t급 비크란트함을 취역한다. 미그-29K 12기와 8기의 5세대 초음속 전투기인 HAL 테자스, 10기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2022년에는 더 막강한 6만5000t급 비샬함이 취역할 예정이다. 6만7500t급 소련의 미완성 항모인 바랴크함을 구입해 자국 항모로 개조해 시험운항 중인 중국보다도 훨씬 앞섰다. 인도는 최초의 자국산 핵잠수함인 6000t급 아리한트함을 이미 개발해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시험 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특정 진영이나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를 활용하며 자주국방을 확립하고 있는 인도는 우리의 귀감(龜鑑)이다. 힘 있는 이웃 국가들에 대항해야 하는 것은 같은 처지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