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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한번 생기면 거의 실명 한다고…"

온라인 중앙일보 2012.09.09 03:03
고대구로병원
의술의 힘으로 나이보다 어려 보이게 할 수는 있어도 그게 안 되는 신체 기관이 있다. 바로 ‘눈’이다. 외부에 노출돼 있어 자외선의 공격에 취약하다. 이에 따라 4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눈 질환이 백내장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 발표한 ‘한국인의 수술 현황’에 따르면 백내장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 1위로 집계됐다. 녹내장도 40세 이상 인구의 4~5%가 생길 정도로 흔한 질환이 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김용연 (사진) 교수에게 백내장과 녹내장에 대해 들어봤다.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김용연 교수:백내장·녹내장 예방과 치료

녹내장은 조기 발견이 중요, 매년 검진을

-백내장과 녹내장의 차이는.

“백내장은 눈 속에 있는 수정체라는 구조물이 하얗게 변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전체적으로 뿌옇게 된다. 혼탁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녹내장은 눈의 압력이 높아져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이 차단됨으로써 시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신경이 빛을 뇌로 전달하지 못해 시야의 외곽 부위부터 까맣게 보이다가 가운데 부위를 제외하고는 점차 보이지 않게 된다. 예컨대 탁구를 치는데 공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경우다. 시야에 이런 이상이 생겨 증상이 느껴질 정도면 이미 시신경이 상당히 손상됐다는 뜻이다.”



-원인이 뭔가.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나이에 따른 노화와 자외선 노출이다. 80세가 지나면 거의 대부분 백내장이 생긴다. 햇빛에 노출이 많은 사람은 훨씬 젊은 나이에 생기기도 한다. 그 외에 염증 반응이나 외상, 약물,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미친다. 녹내장도 백내장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높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과 흡연도 녹내장 발생 위험을 높인다.”



-백내장 치료를 받으면 시력이 회복되나.

“한번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원래 상태로 돌리는 방법은 없다. 한번 구운 고기를 다시 생고기로 바꾸는 것처럼 불가능하다. 백내장은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약물 치료를 하다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혼탁한 수정체가 맑아지지 않는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로 바꿔 넣는 수술이다. 초음파로 혼탁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는다. 수술하면 흐릿했던 시야가 밝게 보인다. 인공 수정체는 영구적이기 때문에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녹내장의 치료 방법은.

“녹내장으로 시신경이 한번 손상되면 시력이 다시 좋아지지 않는다. 시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는 없다.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 번의 치료로 회복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당뇨병·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한다.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넣거나, 레이저 치료를 한다. 이렇게 해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 치료를 한다. 수술을 받아도 시신경이 복구되지는 않는다.”



-백내장과 달리 녹내장은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데.

“녹내장은 한번 발생하면 거의 실명한다고 생각해 좌절하고 겁에 질려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해다. 녹내장을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평생을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꾸준한 약물 치료가 중요한 진행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약물 치료를 받을 때 따가움과 충혈, 염증 반응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이 많다. 이럴 땐 약물을 교체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백내장, 녹내장의 초기 증상은.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릿해 답답함을 느끼게 되면 병원을 찾아 백내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은 시야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40세 이상은 1년에 1회 녹내장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던데.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각막 두께가 얇아진다. 각막이 얇으면 안압계로 측정되는 안압이 실제 안압보다 낮게 측정된다. 정상보다 각막이 얇으면 녹내장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안압보다 측정된 안압의 값이 낮아 녹내장이 발생해도 녹내장이 아닌 것처럼 잘못 진단할 수 있다.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시력교정술을 받아서 안압이 낮게 측정되면 발견이 잘 안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력교정술을 받기 전에는 각막의 두께를 고려해서 가족력 등 녹내장 위험 요인이 있으면 수술을 받지 말아야 한다.”



-예방하려면.

“백내장은 강한 자외선을 피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등산이나 골프 등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경우라면 꼭 선글라스 착용을 권한다. 담배를 피하고, 술과 커피를 과도하게 마시지 않는다. 콜레스테롤·고지방 식품 섭취도 줄인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권할 만하다. 녹내장은 안압을 상승시킬 염려가 크므로 넥타이를 꽉 매지 않는 게 좋다. 트럼펫 등 금관 악기를 연주하거나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피한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장기·바둑·뜨개질 등 고개를 숙이고 가까운 것을 집중해 오랜 시간 보는 작업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달리기·자전거타기·등산·수영 같은 운동이 적합하다.”



장치선 기자 charity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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