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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일치보다 다름 안에서 공존하려 했다”

중앙선데이 2012.09.08 23:40 287호 6면 지면보기
2012 광주비엔날레가 7일 막을 올렸다. 66일간 펼쳐지는 대장정에는 현대 미술계의 새로운 조류를 이끌고 있는 40개국 92명(팀)의 작가가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는 아시아 출신 여성 전문가 6명의 공동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된다. 광주비엔날레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이라는 대주제 아래 ‘6인(人) 6색(色)’의 전시가 열리는 셈이다.

2012 광주비엔날레 김선정 공동예술감독

한국의 김선정(47·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비롯해 낸시 아다자냐(인도), 와산 알쿠다이리(아랍에미리트), 마미 가타오카(일본), 캐롤 잉화 후(중국), 알리아 스와스티카(인도네시아) 등 여섯 전문가는 서로 다른 문화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 지난 15개월간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6일 광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6명의 예술감독이 모여 의견 일치를 억지로 도출해 하나의 전시를 만들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보여주고 그런 ‘다름’ 안에서 각자 공존할 수 있는 전시를 만들고자 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김 감독의 주제는 ‘친밀성·자율성·익명성’.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부활을 이끈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할을 반영한 현대적 도시 광주를 비엔날레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설치작가 서도호의 ‘틈새호텔’을 비롯해 크리스 마커(프랑스)의 ‘레벨 파이브(Level Five)’, ‘해프닝’이라는 용어를 만들며 미술사적 의미가 있는 앨런 캐프로(미국)의 작품 ‘밀고 당기기: 한스 호프만을 위한 가구 코미디’, 임동식 작가의 ‘친구가 권유한 방흥리 할아버지 고목나무-여덟 방향’, 독일 출신 안리 살라의 비디오 작품 ‘틀라텔롤코 사태’ 등 주목받는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김 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정보사회가 가져온 동질화의 문제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상황을 반영하는 담론에 주목했다. 그래서 전시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정치적·경제적·국가적, 그리고 상이한 문화적 현상이 가져오는 변화와 징조를 담아낸 시각문화적 증거에 다름 아니다.
비엔날레와 관련해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꼭 어려운 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며 “중요한 것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겠다는 열린 마음”이라고 말한다.

“세계 곳곳에서 오는 작가들은 작품으로 자신들의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얘기를 잘 들어보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또 예술은 아름다운 것, 예쁜 것이라는 등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회화 같은 평면 작품도 많지 않고, 사회·정치·경제적 관심사를 다룬 다양한 작가가 참여한 만큼 넓은 시각이 필요합니다.”

김 감독은 1993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했고, 현재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이다.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역임했으며, 전시기획 회사인 사무소(SAMUSO)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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