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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무지개는 비 … 속담 예보의 과학

중앙일보 2012.09.08 01:35 종합 2면 지면보기


언제 더웠나 싶다. 7일 절기상으로도 밤에 기온이 내려가 풀잎에 맺힌 이슬이 하얗게 보인다는 백로(白露)가 지났다. 우리 속담에 ‘백로 전 미발(未發)이면 못 먹는다’고 했다. 백로 전에 벼 이삭이 패야 풍작이 된다는 뜻이다. 농가에서는 이 시기에 부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해 그해의 풍흉을 점쳤다. 관측장비가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이처럼 ‘관천망기(觀天望氣)’로 날씨를 예측했다. 하늘의 색과 구름의 모양 등을 살폈다. 이 내용을 포함한 것이 일기(日氣) 속담들인데 짧은 시간 내의 날씨를 비교적 정확하게 맞힌다.



 ‘밤에 달무리가 생기면 다음 날 비가 온다’는 속담을 보자. 햇무리나 달무리는 하늘에 높이 떠 있는 얼음 알갱이에 빛이 굴절되면서 나타난다. 얼음 알갱이를 포함한 구름인 권층운은 보통 비를 뿌리는 온난전선 앞쪽에 발달한다. ‘아침 무지개는 비, 저녁 무지개는 맑음’이라는 말도 있다. 무지개는 태양의 반대편에서 뜨기 때문에 아침 무지개는 서쪽에, 저녁 무지개는 동쪽에 수증기나 빗방울이 많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공기의 흐름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에 아침 무지개 후에 비가 온다. 자연을 관찰해 과학적인 예측을 한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다. 첨단장비는 갖췄지만 반복적인 인재(人災)를 막지 못하는 요즘, 이런 관찰력이 필요할 때다. 이번 주말에는 비 내리는 지역이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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