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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학교폭력’ 삭제 명령 교과부 “교육감 권한 아니다”

중앙일보 2012.09.08 01:23 종합 6면 지면보기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A고 교장 책상엔 서류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경기도교육청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관련해 각각 보낸 공문이었다. 이 학교 교장은 “8월 중순 이후 온 것만 20건 가까이 된다”며 “교과부와 교육청이 상반된 지시를 하며 ‘우리 말을 들으라’ 하니 대입을 코앞에 두고서 이 무슨 난리냐”고 말했다.


학생부 기재 시한 넘기며 공방

학교선 “입시 코앞인데” 눈치만

 6일 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고3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있는 고교 103곳의 교장들을 불러 모은 뒤 학교는 더욱 어수선해졌다. 교육청은 이 자리에서 “학생부 기재 보류는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교육감의 명령”이라며 “기재 거부에 따른 모든 책임을 교육감이 지겠다. 이미 기재한 학교들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교육장은 “교과부와 교육청의 입장 차가 너무 팽팽해 학교들이 최대한 시간을 끌며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 배동인 학교선진화과장은 “학생부 기재는 교과부와 학교 간의 사안으로 교육감에겐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초중등교육법 25조에 학생부는 학교장이 관리하고 교과부가 기준을 정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기재 거부’ 입장의 학교는 지난 4일 1곳에서 이날 6곳으로 늘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지역에선 18곳에서 16곳으로 줄었다.



 교과부는 학교폭력을 기재하겠다고 밝힌 학교 측에 학생부 사본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특별감사 시한도 당초의 7일에서 13일까지로 연장했다. 개별 학교의 학생부 기재 시한은 7일까지이나 교과부는 정정 기회를 6일 더 연장해 준다는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 이홍동 대변인은 “교과부가 초중등교육법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맞섰다. 교육청은 ‘교육감이 공립·사립학교를 지도·감독할 권한이 있다’는 초중등교육법 6조를 근거로 들었다.



 일부 학교가 끝까지 학생부 기재를 거부하면 실제 대입 심사에서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오성근 입학전형지원실장은 “미기재 학교 명단을 토대로 대학들이 개별 응시자의 학교폭력 관련 여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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