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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절도, 항소심서 무죄

중앙일보 2012.09.08 01:21 종합 8면 지면보기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는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 解例本)’을 훔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배익기(49)씨에게 7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앞선 민사소송에선 대법원이 해례본을 도난당했다는 골동품상 조용훈(67)씨의 소유권을 인정했었다.


피고인, 숨긴 책 공개할지 주목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 이진만)는 이날 배씨에 대한 항소심 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조씨 집에서 훔쳤다면 발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상당 기간 이를 은폐했어야 할 텐데 4일 후 언론에 공개했다”며 “배씨가 훔쳤다는 부분에 대한 증인들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경북 상주시에 사는 배씨는 집수리를 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며 2008년 7월 30일 해례본을 언론에 공개했다. 하지만 골동품상 조씨는 자신의 가게 나무궤짝 위에 있던 해례본을 배씨가 훔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조씨의 소유권을 인정했지만 배씨는 해례본을 감춘 뒤 입을 다물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 선고 후 배씨에게 “해례본을 빨리 공개하는 것이 역사와 민족, 인류에 대한 피고인의 책무”라며 “해례본이 전문가의 손에서 관리·보관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배씨는 “예”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 해례본이 공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유권 문제가 매듭지어지고 나를 무고한 조씨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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