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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들어줘요, 공감해줘요 … ‘열네 살 앓이’ 내 아이가 외친다

중앙일보 2012.09.08 00:47 종합 32면 지면보기
14살 마음의 지도

노미애 지음, 북멘토

14살 마음의 지도

노미애 지음, 북멘토

240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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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안 계실 때 집에 여친(여자 친구)을 불러 성관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후 여친에 대한 감정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헤어지면 전 나쁜 놈인가요?” “좋아하는 오빠가 있는데, 한 달 전 학원 끝나고 집에 오다가 키스를 했습니다. 오빠의 하나뿐인 여친이 되고 싶은데, 성관계를 갖게 될까 봐 무서워요.”



 20대 남녀의 고민이 아니다. 각각 ‘중3 남학생’, ‘중2 여학생’이 상담 선생님에게 털어놓은 얘기다.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집 아이와 전혀 상관없는, 일부 아이들의 얘기일 뿐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어쨌든 실제 있는 일이다. 마음보다 몸이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어른들과 비슷하기도 하고, 또 다른 모습으로 아프고 흔들리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른바 ‘열네 살 앓이’다.



 중학교 교사를 거쳐 전문심리상담가(한국미술치료센터 상담연구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경험담이다. 이성문제뿐 아니라 우정·공부·인터넷·가족 등 숱한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과 선생님의 답변을 모았다. 한 중3 여학생은 외롭고 힘들어서 “이렇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고, 중1 남학생은 초등학생 때까지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잘해주던 아빠가 중학교 첫 성적을 본 이후로 “완전 차갑게 변해버렸다”고 호소한다.



 아이들의 고민은 훑는 것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사춘기 ‘마음의 지도’를 실핏줄까지 세세히 그려 보인다는 점에서다. 종종 ‘비합리적 사고’에 빠져버리는 ‘미완성 어른’ 아이들의 초상이다. 선생님의 답변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 아이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게 뭔지 보여준다. “넌 충분히 괜찮다”는 토닥거림만은 아니다. 각기 다른 사안에 대해 진지하고 섬세한 조언했다. 아이는 물론 어른이 읽어야만 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 더도 덜도 말고, 제발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주고 공감해주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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