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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시나요, 물장군 이분 덕에 다시 봅니다

중앙일보 2012.09.07 01:11 종합 23면 지면보기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이 사육상자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물장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는 1000개체의 물장군이 자라고 있다.
“물장군은 이름처럼 물속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물장군이 멸종위기에 몰리지 않았다면 황소개구리도 발을 못 붙였을 겁니다.”


곤충 증식 앞장선 이강운 소장

 환경부가 정한 멸종위기 동물 2급인 물장군 40쌍(80마리)을 지난달 31일 횡성군 둔내면 소류지에 방사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54) 소장은 수시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홀로세생태학교 부설 연구소가 이곳에서 멀지 않은 데다 방사한 물장군은 그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 증식한 것이어서 잘 적응해 사는지 살피기 위해서다.



 그가 물장군 복원 증식을 시작한 것은 2007년 8월. 원주지방환경청의 허가를 받아 6마리의 물장군을 채집해 복원 증식을 시도했다. 애벌레 때부터 자기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동종포식 행태를 막지 못하는 등의 시행착오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수컷이 알을 품어 부화율이 높아지는 등 물장군의 생활사 전반을 밝혀냈다. 이런 성과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실험실에는 1000여 개체의 물장군이 자라고 있다. 이 소장은 “1000개체 이상이어야 지속적인 방사가 가능하며 방사가 계속돼야 멸종위기 곤충을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물장군에 앞서 멸종위기 2급 동물인 붉은점모시나비를 복원 증식했다. 2005년 환경부의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된 연구소는 2006년 허가를 받아 서식지인 삼척시 하장에서 붉은점모시나비 2쌍을 채집해 5년간 복원 증식해 지난해 10쌍, 올해 20쌍을 이들이 살던 곳에 돌려보냈다. 연구소 실험실에는 2000여 개의 붉은점모시나비 알이 다가올 겨울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 소장은 이 밖에 멸종위기 2급 애기뿔소똥구리도 복원 증식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기 전인 2003년 16마리를 채집해 현재 1000개체로 늘렸다. 이 소장은 애기뿔소똥구리도 2013년 방사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부터 한국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모 일간지에서 7년 동안 전국자연생태학습탐사단장을 했던 이 소장은 1997년 회사를 그만두고 식생이 좋은 횡성에 터를 잡고 자연생태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복원 증식 연구를 병행했다. 그가 만든 UFO 모양의 나비집은 함평 나비축제장의 모델이 됐다. 홀로세생태학교 곤충박물관은 3800여 종의 곤충 표본을 갖추고 있다. 그는 또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해 지난해 760종, 올해 460종의 애벌레도 키우고 있다.



 곤충 복원 실험과 연구는 끝이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 즐겁게 한다는 이 소장은 시설 낙후와 주변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다. 박물관은 비가 새고, 실험실도 낡아 차광 및 난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연구소 주변에 축사와 치료원이 들어서는 등 연구환경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에 대해 주변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 소장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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