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해외학위과정 ② 참가 학생 체험기

이곳에 온 뒤 제가 느낀 미국 대학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열의만 있다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규학기가 아니더라도 학생이 원하면 교수님들은 자신의 연구노하우와 지식을 전해줍니다. 저는 지난 봄방학 때 교수님께 제한해 ‘3D를 활용한 해골 설계’ 연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여름방학엔 록히드마틴 방산업체의 심포지엄과 연구세미나를 들은 뒤 이를 토대로 담당 과목 교수와 토론수업을 이어나가기도 했어요.
인턴십의 기회도 많습니다. 올해 정규학기를 마친 뒤엔 방산업체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할 계획입니다. 발도스타 주립대 졸업 후엔 조지아텍에 편입한 뒤 미국에서 방산업체 엔지니어로 취직할 거에요. 관련 분야 교수들과의 공동연구는 구체적인 꿈을 설정하고 실전경험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에 들어오니 그때 미국 대학의 커리큘럼을 따라서 영어로 수업을 들은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이곳에선 학기당 12~19학점을 수강할 수 있는데, 저는 학기당 15학점 정도를 신청합니다. 보통 하루에 2~3개 정도의 수업을 듣는 셈이죠. 그런데 문제는 강좌마다 엄청난 과제와 시험이 진행된다는 거예요. 시험도 3~4차례의 정규고사는 물론, 때때로 퀴즈를 보기 때문에 학기 중에 과목당 7~8번 정도의 시험을 치릅니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저로서는 하루 수업을 마치면 도서관으로 향해 과제하고 시험 준비하다 보면 자정을 넘어 기숙사로 향하는 날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이런 과정을 버텨낼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는 학생에겐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중·고교를 다니면서 불만을 가졌던 점 중 하나가 ‘공부를 못하면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러나 이곳은 달랐습니다. 학교나 지도교수에게 “영어가 부족하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면 실력에 따라 보충수업을 해줍니다. 시험점수가 나쁘더라도 학생 개인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한 뒤 이를 보충해 재시험을 요구하면 기회가 주어집니다. 저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 경영학에 대해 흥미를 느꼈고, 학업에 대한 자신감까지 채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1+3 해외학위과정’을 통해 처음 미국에 들어온 1기생이에요. 처음 유학 길에 오를 땐 ‘집을 떠나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했죠. 그랬던 제가 무사히 유학생활을 이어나가는 건 미국으로 함께 건너온 30여 명의 동기생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발도스타 주립대에 진학한 뒤 첫 학기에 들은 회계수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회계과목을 처음 접한 데다 영어로 된 수업을 따라간다는 거 자체가 힘들었어요. 그때 제 옆에 있어준 게 한국 친구들입니다. 함께 유학 길에 오른 형·동생과 단원을 나눠 한국말로 번역을 하고, 이해되지 않는 개념들을 따로 모아 조사하는 등 머리를 맞댔어요. 외국학생들도 이런 모습을 보고는 “단합을 잘하는 한국인에게 감동했다”고 하더군요.
뿐만 아닙니다. 현지에서 유학생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코디네이터가 있어요. 처음 미국에 오면 휴대전화 개통부터 통장 개설까지 큰 도움을 줍니다. 얼마 전에는 삼계탕을 끊여줘서 한국 학생들과 함께 먹으며 향수병을 달래기도 했죠. 마음의 위안을 찾는 게 유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이 아닐까 싶어요.
올해는 제가 한인 학생회 회장으로 당선됐어요. 같은 학교의 1, 2기 한국인 친구·후배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봉사활동도 나가고 있습니다. 언어의 벽과 인종차별의 벽을 함께 이겨나가면서 한국 학생들이 좀 더 나은 인재로 커 나갈 수 있게 도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