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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내공, 시적 환상 … 흠 잡을 곳 없어

중앙일보 2012.09.06 00:29 종합 26면 지면보기
올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전에선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작가 15명 모두 자신과 사회 관계를 조율하려는 의지가 분명했다. 우열을 가리는 경쟁보다 젊은 작가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큰 자리였다.


정현 심사위원장 총평

 대상을 받은 최수진은 심사위원 전체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숲과 인간, 공기와 숨이 서로 한데 얽혀 있는 이질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세계를 보여주었다. 자연과 하나가 된 인간이 사는 시적 공간을 표현했다. 회화의 맛과 멋, 단단한 자기 세계, 그리고 시적 환상이 적절히 스며든 그의 작업은 ‘흠 잡을 곳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에 선정된 권혜원은 국가기록원에 음성이 삭제된 상태로 보관된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의 베트남 위문공연 영상자료를 주목했다.



개인과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제도적 관점의 차이를 발견했다. 이 연극적 영상설치는 원맨쇼라는 자전적 요소와 베트남전 역사를 낭독하는 어린 학생들의 참여적 요소를 적절히 분배해 역사의 복합성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우수상 작가 박지혜는 점점 비대해지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장 안전한 최소한의 유토피아를 ‘모노로직 코쿤’이란 조형작업에 담았다. 음울한 사운드와 공간을 채운 크고 작은 코쿤들은 개인과 사회 사이에 유지되어야 할 절대적 경계를 시사하는 듯하다.



 수상은 놓쳤지만 권순학·김해진·윤채은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김해진과 윤채은은 무겁고 투박한 재료를 사용하여 도시개발의 문제와 분단의 현실을 흥미롭게 풀어냈지만 설치나 시각적 완성도가 다소 부족했다. 권순학은 실재와 재현된 이미지를 중첩하는 섬세한 작업을 기대했으나 전시장과의 교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듯했다.



 마지막으로 공모전 수상은 훈장이나 명예라기보다 창작이란 험한 여정을 떠나는 젊은 작가들에게 보내는 열렬한 응원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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