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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경제 용어] 하우스푸어

중앙일보 2012.09.05 00:46 경제 10면 지면보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집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어렵게 사는 가정을 말합니다. 집을 장만할 때 너무 많이 대출을 받아 이자와 원금을 갚느라 정작 생활에 쓸 돈이 적은 사람들이지요.


집 살 때 빌린 대출금 갚느라 생활에 쪼들리는 사람들

 한 번 예를 들어볼까요. 직장인 홍길동씨는 매달 70만원씩 10년 만기 적금(이자율 4.5%)을 부어 1억원이라는 목돈을 마련했습니다. 그러곤 79㎡(24평)짜리 아파트를 2억원에 분양받았습니다. 부족한 1억원은 은행에서 대출금리 5.5%로 20년간 이자와 원리금을 동시에 갚는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대출을 받고요. 그러면 매달 이자와 원금을 합쳐 69만원씩을 갚아야 해요. 그동안 월급은 올랐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생활비 지출이 늘었기 때문에 69만원을 빼고나면 생활이 빠듯했습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견뎠지요. 값이 오른 집을 판 뒤에 대출금을 중도상환하고 남은 목돈을 손에 쥐는 게 애초 홍씨의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반대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중도상환의 꿈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게다가 물가는 오르고, 교육비는 더 들고, 바로 이런 홍씨가 하우스푸어입니다.



 한국은 이런 하우스푸어가 많아질 때 매우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부동산을 가장 가치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 가진 돈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로 미국(37%)이나 일본(40%)에 비해 매우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하우스푸어가 쏟아져나오게 됩니다.



 하우스푸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우스푸어가 많이 생기면 쓸 돈이 없는 가정이 늘어 소비가 줄게 됩니다. 기업은 물건이 안 팔리니 생산을 줄이고, 결국은 고용까지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직자 중에도 하우스푸어가 있을 거고요. 수입이 없어진 이들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못 갚을 테고, 결국 집은 은행에 넘어갑니다. 이런 집들이 매물로 나오면 공급이 늘어 부동산값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까지 일어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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