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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대마불사도 법은 아니다

중앙일보 2012.09.05 00:11 종합 31면 지면보기
제8보(107~116)=대마는 죽지 않는다. 대마는 큰 강과 같아서 다 말라 비틀어져 죽은 듯 보여도 어디엔가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다. 그래서 잡으러 가는 쪽도 모험하지 않고 쫓는 척하다 마는 것이고, 도망가는 쪽도 시달리면서도 언젠가 산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마불사’의 전설은 그렇게 이어져 왔다.


[결승 1국] ○·원성진 9단 ●·구리 9단

 하지만 이 판의 구리 9단은 너무 여유를 부렸고 그것이 원성진 9단의 ‘살의’를 부추겼다. 지금 와서는 사방이 막혀 하늘로 솟는 재주가 있어도 살기 힘든 상황이 됐다. ‘대마불사’라는 교훈도 때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이 판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구리가 107로 둔 것은 뭔가 꼬투리를 잡기 위한 것이지만 108의 급소를 맞자 숨이 턱 막힌다. 109, 111도 목표를 상실한 관성적인 움직임. 귀에서라도 수를 내 보려는 것이지만 116으로 끊겨 대마는 끝내 사망했다. ‘참고도’ 흑1~5로 백을 차단해도 6으로 끊으면 A, B가 맞보기. 더 이상 살 길이 없다. 흑은 이후 귀에서 수를 냈지만 무려 28점에 달하는 초대형 대마가 잡혀서는 어차피 계가가 안 된다.



 구리 9단은 180수까지 버텼으나 원성진의 강력한 응징에 더욱 많은 피를 흘리자 결국 항복했다. 116수 이하는 줄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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