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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 2000억 배당 추진 금감원 “1000억 이하” 제동

중앙일보 2012.09.04 00:52 경제 7면 지면보기
고배당과 고금리 장사, 외국계 은행의 단기 수익 위주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국내에서 서민 대상 영업으로 거액을 챙겨가면서 사회공헌이나 서민금융 지원에 인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SC은행의 중간배당 계획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근 SC은행은 올해 상반기 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하면서 이 가운데 4분의 3인 1500억원을 영국 SC그룹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금감원에 전했다. 이 경우 배당성향(배당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은 80%에 육박하게 된다. SC은행은 그간 경영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배당성향은 2009년(57.8%)부터 계속 높아져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액을 1000억원 이하로 조정하라고 권고했고, 현재 배당액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이라며 “SC은행은 중간배당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씨티은행 역시 지난해 말 사상 최대 규모인 1299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해 금융권 안팎의 따가운 지적을 받았다. 씨티은행의 배당금액은 ▶2006년 655억원 ▶2007년 917억원 ▶2010년 1002억원 등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외국 본사에서 한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배당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과도한 배당은 자산 건전성과 발전 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리볼빙을 통한 고금리 현금장사도 ‘눈총’을 받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SC·씨티은행은 지난 6월 대출성 리볼빙 이용 회원 10명 중 8명에게 연 26~30%의 금리를 적용했다. 국내 카드사의 경우 이 금리대의 비중이 10~60% 수준이다. 국내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리볼빙 금리를 내릴 예정이지만 외국계 은행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외국계 은행이 서민을 상대로 대부업에 버금가는 금리장사를 하고 있다”며 “예금으로 싸게 돈을 조달하는 은행이 카드사보다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은 폭리”라고 꼬집었다.



 반면에 사회공헌은 ‘쥐꼬리’ 수준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11 은행 사회공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씨티·SC은행의 사회공헌 규모는 각각 69억원·171억원으로 지방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2010년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자금 비율도 각각 3.2%·2.5%로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은행의 공적인 역할에도 무관심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국내 시중은행은 신용보증기금에 3145억원을 출연했지만 외국계 은행들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또 은행으로선 유일하게 HSBC만 저소득층의 회생을 돕는 신용회복위원회 협약기관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국내 은행이 각종 의혹으로 감독당국과 국민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동안 외국계 은행은 편하게 장사를 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외국계 은행이라고 차별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감독당국과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은 행보에 대해서는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국내·외국계 할 것 없이 은행권 전반에 불합리한 관행이 만연해 있다고 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음 달 중 개선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거액의 금융사고를 비롯해 대출서류 조작, 학력 차별, 지나친 가산금리 등의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TF는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외국 사례와 국내 판례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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