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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종말론’ 마야문명이 왔다

중앙일보 2012.09.04 00:42 종합 26면 지면보기
조개껍대기와 옥을 붙여 죽음의 신 ‘아흐 푸츠’를 표현한 장식품. 마야인의 뛰어 난 세공기술을 보여준다. 서기 550~80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유독 마야문명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지구 멸망’과 관련된 예언 때문일 게다. 마야인의 달력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세계가 올해 12월 21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서 특별전

오늘 개막 … 관람은 무료

 BC 1500년부터 3000여 년간 메소아메리카(안데스 산맥 북쪽 지역)의 열대밀림에 살았던 마야인은 수천년 전의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고도의 문명을 꽃 피운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금속기와 바퀴 등을 사용하지 않고 거대한 건축물을 세웠으며, 정밀한 천체관측을 통해 근대 이전 가장 정확한 달력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런 마야문명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마야문명전-마야 2012’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하지만 고대문명의 한 축을 이뤘던 과학과 상상력을 만나는 자리다.



 ◆세상을 네모라 믿은 마야인=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08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를 시작으로 진행중인 ‘세계문명전’의 7번째 전시다. 한국-멕시코, 한국-과테말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양국의 대표 박물관인 멕시코 팔라시오 칸톤 박물관과 과테말라 국립고고민족학박물관에서 200여 점의 유물을 빌려왔다. 전시는 마야인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1부와, 마야인의 생활과 역사를 돌아보는 2부로 나뉜다.



 전시관 초입에는 마야인이 태양의 신으로 모셨던 ‘킨’의 모양을 한 향로가 전시돼 있다. 마야인은 세상이 네모난 땅덩이로 이뤄졌으며, 하늘에는 삶의 창조자인 ‘킨’을 비롯해 다양한 신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땅 밑에는 죽음의 신 아흐 푸츠가 관장하는 ‘시발바’라는 지옥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야인이 신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겼던 재규어·토끼·개구리 등의 조각과 죽음의 신을 새긴 향로 등이 소개된다.



‘금성’을 뜻하는 마야문자가 새겨진 석판. 마야인에게 금성은 태양, 달과 함께 천체관측에서 가장 중요한 행성 중 하나였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우수한 문자와 달력=마야인은 정교한 문자와 달력을 만들었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마야문자는 뜻을 나타내는 그림과 소리를 나타내는 기호를 결합한 표음-표의 문자다. 전시에서는 이 글자가 새겨진 석상을 토대로 간단한 마야문자 읽는 법 등을 배울 수 있게 꾸몄다.



 마야인은 또 장주기력(Long Count Calendar)이라는 시간계산법을 사용해 5125년 단위로 시대를 나눴다. 멕시코 토르투게로 유적의 석비 등에 의하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제 5시대이며, 이 시대는 오는 12월 21일 끝난다.



 전시를 기획한 양성혁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다양한 문헌과 유물 등으로 볼 때, 제 5시대의 마지막 날은 세상의 종말이 아닌, 새로운 5125년의 시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마야인의 뛰어난 자개세공 기술을 보여주는 장식품 ‘죽음의 신’, 음악에 대한 사랑을 담은 인물모양 호루라기 등이 전시된다.



 석기문명 단계에서 스페인에 정복당해 사라져버린 마야문명은 잉카나 아즈텍 문명에 비해 소박하고 규모가 작은 것이 특징. 배경 지식 없이는 충분한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니 하루 4회(오전 10시·11시, 오후 2시·3시) 진행되는 전시해설을 이용하길 권한다. 관람은 무료. 02-2077-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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