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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고학력 아닌 직업능력이 경쟁력

중앙일보 2012.09.04 00:37 경제 10면 지면보기
이효수
영남대 총장
실업 문제가 심각한 요즘이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괜찮은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도 50세가 가까워지면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직업능력이 희망이다. 직업능력이란 다시 말해 직무를 수행하는 능력이다.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다. 기업은 학력이 높은 사람을 채용할 것이 아니라 직업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채용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성은 학력이나 간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직업능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분야에 직업능력이 높으면 창업을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생 직업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평생 직업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식경제 사회에서는 지식과 기술의 수명이 짧다. 같은 직장에서도 지식과 기술의 변화 속에서 직무의 내용이 변화하거나 기존의 직무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무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심지어 같은 직장, 같은 직무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직업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현재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직업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평생학습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나의 직업능력이 나의 일자리를 만들고 나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나의 직업능력이 뛰어나면 기업에서 나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직업능력 개발 시스템은 현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과 비정규직 확대 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은 임금유연성, 고용유연성, 기능유연성 중에서 어느 것도 수용하지 않으려고 하고, 기업은 노동시장 경직성을 이유로 비정규직, 파견근로 등 간접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노사가 공동노력으로 직업능력을 개발해 기능유연성과 고용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직업능력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근로자는 직업능력만이 나의 일자리를 지켜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직업능력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경쟁력과 고용안정성을 동시에 보장해 주는 길이다.



 직업능력 개발은 또한 고령자 복지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전략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고용센터에 학습정보와 일자리정보를 통합하고 그것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학습-일자리-복지 연계체계가 작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고령사회에서 연금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정책 등으로만 고령자 생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높은 세금 부담 등으로 경제는 활력을 잃게 될 것이다. 정부와 사회는 고령자에게 적합한 직업능력 개발 프로그램과 일자리를 제공해 일자리를 통한 복지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이효수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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