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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view&] 경제영토 확장 위한 리더십이 절실한 때다

중앙일보 2012.09.04 00:36 경제 10면 지면보기
강성욱
GE코리아 사장
최근 들어 독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쿠릴 열도 등 동북아 지역에서 영토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신냉전’ 시대라 불릴 정도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재편되고 있는 힘의 균형 같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자원 확보’ 측면이다. 계속 이어지는 일련의 영유권 갈등을 바라보면서 새삼스레 ‘경제영토’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됐다.


독도·센카쿠 열도 등 영유권 갈등 자원 확보 중요성 등 일깨워

경제민주화 좋지만 지속 성장 위해 해외자원 확보를 어젠다 삼아야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4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는 세계 3위 수준이다. 대한민국도 경제영토 확보와 해외진출 측면에서는 꽤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극적이고 내부지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한 사례가 극히 적고 조선의 ‘닫힌 정책’과 당파싸움 등으로 인해 그런 관념이 형성된 것 같은데, 이는 일면적인 생각일 뿐이다.



 생각해 보면 얼마 전 올림픽에서 이름을 날린 ‘코리아’란 명칭도 고려시대 활발한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알려졌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국은 아랍·인도·중앙아시아와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해 왔다. 이런 ‘교류 DNA’ 덕분인지 한국은 현재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민간과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 속에 FTA를 잇따라 체결하고, 볼리비아 리튬 사업권을 따냈으며, UAE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유수의 경쟁자를 제치고 앞서 나가고 있다. 한국의 추진력과 민관협력, 강한 목표의식 등은 해외에서도 부러워하는 한국만의 강점이다.



 다국적기업의 경영자로서 한국과 글로벌 시장을 지켜보면서 이런 한국의 강점과 ‘교류DNA’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느낀 적이 많다. ‘수출강국 코리아’라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 중소기업들은 수출이나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 지원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한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 여러 담론이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필자는 기업과 개인이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지원하는 것 역시 주요 어젠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제구조는 좋든 싫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여건은 크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8월 수출은 42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2%나 줄었다.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축소됐다. 수출 감소가 지속될 경우 GDP와 고용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차기 지도자들은 더욱 관심을 쏟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와 인구 등 내수 시장의 불가피한 한계로 인해 수출지향적일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갖고 있고, 따라서 경쟁상대는 대한민국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과 승부를 겨루기 위해서는 결국 내부에서 키운 역량을 근간으로 경쟁해야 한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이 K-리그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토대로 한 것처럼 말이다.



 대한민국 경쟁력의 근간은 바로 ‘기술과 역량’이다. GE는 세계시장을 ‘자원주도형’ ‘인구주도형’ ‘기술 및 역량 주도형’으로 구분하는데 한국은 ‘기술 및 역량 주도형’ 시장에 들어간다. 기술과 역량으로 국부를 만드는 나라라는 뜻이다. ‘기술과 역량’이 ‘인구’나 ‘자원’과 결합되면 시장 확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해외자원 확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자원 개발을 위한 인프라 건설 분야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 중동·동남아·남미 등지에서 연이어 들려오는 한국 기업들의 수주 소식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업의 노력과 함께 금융과 정보 분야에서 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중요하다.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를 주요 어젠다 중 하나로 삼고 한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쪽에서 발휘돼야 한다. 격랑 속에 고군분투하는 ‘한국호’를 이끌 대한민국의 조타수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강성욱 GE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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