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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좋아지는 가을, 비만·성조숙증 피하려면

중앙일보 2012.09.04 00:05
또래보다 2~3년 정도 사춘기가 일찍 오면 성장도 그만큼 빨리 멈출 수 있다.



하루 다섯 번 과일·채소 먹고, 저녁에 운동하는 습관 들여야

하늘이 높고 파랗다. 그늘에서 맞는 바람이 시원해 가을이 가까워짐을 느낀다. 가을은 아이들 성조숙증을 조심해야 하는 때다. 밥맛이 좋다며 너무 잘 먹어 살이 찌거나, 새 학기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빠질 수 있어서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 집 나간 입맛이 차츰 돌아오는 걸 보니 가을이 오긴 오는 듯하다. 입맛이 돌아온 것까진 좋지만 ‘너무 잘 먹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그렇다. 성조숙증이 너무 잘 먹어 생기는 병이기 때문이다.



성조숙증은 성호르몬 과잉으로 2차 성징이 사춘기보다 빨리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체지방률이 증가하면 성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고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다.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아디포카인 등의 물질이 사춘기 중추에 작용해 사춘기 발현을 유도한다.



결과적으로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이 가능한 시기가 줄어든다.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 초반에는 또래보다 훌쩍 키가 크지만 전체 성장기간이 줄어들어 최종키가 작아진다. 키뿐만이 아니라 학습능력도 저하된다. 체지방 증가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이때 무기질이 빠져나가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서다.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은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이 필수다.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박기원 서정한의원 원장은 “성인형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골량이 빠져 나가 오히려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다”며 “조숙증에 관련된 어린이형 성장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운동은 지방을 태우는 운동을 중심으로 저녁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패스트푸드나 당도가 높은 고열량 음식은 피한다. 무기질과 중요 영양소가 부족해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아침은 거르지 않는다. 2003년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 예방학과 린다 밴 혼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아침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비만율이 35~50% 낮다고 발표했다. 또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폭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밖에도 하루 다섯 번 채소와 과일을 먹고, 하루 한 번 운동을 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한다.



식습관에 대한 부모의 태도나 식사교육 방법도 간과할 수 없다. 박 원장은 “부모 자신에게 문제가 없는지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른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먼저 고열량의 값싼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에 익숙해지면, 아이들이 고스란히 이를 배워 따라 하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비만·성조숙증 불러



성조숙증이 의심되거나 또래보다 조숙한 아이라면 가을 우울증을 주의해야 한다. 우울증에 빠져 활동량이 적어지면 비만도 가속화된다. 당연히 성조숙증이 유발돼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또 이 맘 때는 자유로운 방학 생활을 보낸 뒤라 등교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학기초에 배가 아프다거나 속이 메스껍다며 평소와 다른 신체증상을 호소한다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성조숙증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가을 우울증은 햇빛의 양, 즉 일조량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 햇빛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며 나타나는 계절 우울증으로 다른 우울증과 달리 식사량이 급격히 늘고 단 음식을 찾게 된다.



스트레스 역시 성조숙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를 장기간 과도하게 받게 되면 코르티졸(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생체 방어 호르몬) 합성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때 곁가지로 생성되는 성호르몬 합성으로 인해 성조숙증이 될 수 있다.



계절 우울증은 낮 동안 바깥 활동을 늘리면 도움이 된다. 햇빛을 쬐면 비타민D가 생성돼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흡수를 도와 성장촉진에도 도움을 준다. 또 적당한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여 정신적 신체적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도 있다. 호두는 뇌신경을 강화시켜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돕는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청나라 서태후가 애용했을 만큼 호두는 뇌를 진정시키고 숙면을 취하는데 효과가 뛰어나다. 또 항산화물질인 비타민E가 풍부해 우울증이나 치매, 노화 방지에 좋다.



토란은 불면증에 좋다. 마음이 허하면 잠을 잘 못 자는 경우가 많은데 토란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이 풍부해 숙면에 효과적이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사진=장진영 기자, 일러스트=심수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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