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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병 진행될수록 가족 손길 더 필요한 루게릭병

중앙일보 2012.08.31 03:10 11면 지면보기
몇 년 전 배우 김명민씨가 많은 체중을 감량해가면서 촬영한 ‘내 사랑 내 곁에’는 주인공이 루게릭병을 걸려 투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던 루게릭 환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1900년대 초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팀의 불멸의 야구 선수였던 루게릭이 처음 이 병으로 사망해 ‘루게릭병’이라 불리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약 3000명 정도의 환자가 루게릭병을 투병 중이며 매년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루게릭병을 진단받거나 사망하고 있다.



루게릭병은 언어장애와 급격한 체중감소, 폐렴 등의 증세를 보이다 결국 호흡장애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아직까지 루게릭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티푸 시디쿠 박사팀이 루게릭병이 발병하는 과정을 소개해 화제가 됐다.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와 관련된 재생시스템이 망가져 인체에 있는 특정 단백질인 유비킬린2가 손상된 다른 단백질을 처리하거나 회복시키는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상된 단백질들이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 안에 쌓이면서 뇌가 보내는 신호를 가로막아 버리게 되고 운동세포가 뇌의 신호를 받지 못하면서 마비 증세가 생기는 것이다.



비록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졌다고는 해도 루게릭병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했다. 다만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을 투여하거나 여러 가지 보조 시술을 통해 수명을 연장할 뿐이다. 루게릭병은 병이 진행됨에 따라 가족, 보호자의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해지는 병이다.



 가족들은 초기에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천천히,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시행함으로써 피로와 우울증을 줄이고 근육 경련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씹거나 삼키는데 문제가 있다면 식단에 변화를 줘야 하는데, 부드럽고 쉽게 넘길 수 있는 음식들을 조금씩 자주 제공함으로써 적절히 영양 공급을 하면서도 질식을 예방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더 많이 움직이기 힘들고,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도 어려울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목욕·식사·옷입기·의사소통 등을 도울 수 있다.



목 근육이 약해졌다면 목(경추) 보호대로 머리를 지지해줄 수 있으며 발과 발목 보조기·지팡이·보행 보조기·휠체어 등을 통해 이동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기침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기침보조기를 이용하고, 기침을 하는 것을 도와 기도를 깨끗하게 하고 폐렴을 예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중선 한사랑아산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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