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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좋은 선거홍보사업 투자 명목 … 양씨, 공천 뒷돈 창구로 활용 의혹

중앙일보 2012.08.31 02:10 종합 3면 지면보기
라디오21 방송편성제작본부장 양경숙 씨는 지난해 12월 한 친노 인사에게 e-메일을 보냈다. “선거홍보사업에 15억원을 투자하면 비례대표 13~17번을 공천받을 수 있다. 투자수익률 65%를 보장한다”고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강서구청 산하기관장 이양호씨 등으로부터 40억8000만원을 받을 때도 “선거홍보사업에 투자하면 수익도 내주고 공천도 받아주겠다”고 유혹했다. 실제로 PR네트웍스라는 선거 홍보대행사를 운영했다. 과연 이 사업은 수익성이 있을까.



 선거홍보대행사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유세용 차량, 현수막, 명함, 홍보물 등 물품을 제공하는 납품업이다. 다른 하나는 선거 컨설팅이다. 여론조사, 정책개발, 전략기획 등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정당 관계자는 “대형 업체는 선거에 필요한 모든 항목을 패키지로 전부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후보자는 물품별로 중소 규모 업체를 골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수익률은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홍보대행사 몫으로 정해진 수익률의 기준이 없는 데다, 인맥 이 중시되는 정치판에서 대부분 수의계약 형태로 계약을 맺는 관행 때문이다. 유세 차량이나 현수막 등을 제공할 때는 통상적으로 가격의 10~20%가 홍보대행사 몫으로 떨어진다.



  국내에선 선거가 끊이지 않고 후보도 많다 보니 수입이 꽤 쏠쏠하다고 한다. 4·11총선 때는 246개 지역구마다 3~4명씩의 후보가 출마해 ‘홍보 전쟁’을 펼쳤다. 업체 관계자는 “총선이나 대선 등 큰 선거가 있을 때는 홍보와 컨설팅 비용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후에 선거 비용을 보전해 줘 후보 입장에서는 업체 선정에 큰 부담이 없어서다. 검찰 관계자는 “보통 총선 때 후보 한 명이 보전받는 선거 비용이 수억원대”라며 “유권자 수가 많은 교육감 선거는 30억~40억원대까지 된다”고 설명했다.



 종종 이 비용을 부풀려 돈을 더 타는 경우도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수사 중인 통합진보당 소속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대행한 CNC 사례가 대표적이다. 양씨도 이 같은 점을 노렸다. 그러나 양씨는 사업적으로 썩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가 친분 있는 당내 유력자로부터 사업의 일정 부분을 보장받고 홍보 사업권을 따낸 뒤 실제 용역을 제공했는지 캐고 있다. 양씨의 한 지인은 “양씨가 한때 보좌관으로 일했던 한화갑 전 국회의원 등의 선거 홍보를 맡긴 했으나 경영적으로 쪼들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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