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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센터 만들어 취약지역 묶어서 관리를

중앙일보 2012.08.31 01:51 종합 8면 지면보기
전남 영광군의 이민희(37)씨는 최근 전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애를 낳았다. 영광에서 2시간을 달려 ‘원정 출산’을 했다. 4월 영광군의 유일한 분만 병원이었던 영광종합병원의 산부인과 의사가 그만두면서 분만실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위급 시 찾아갈 병원이 주변에 없어 출산이 가까워오면서는 갑자기 양수가 터지면 어쩌나 항상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채용공고를 냈지만 분만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서둘러야할 출산 대책들
신생아 중환자실 신설 지원
전국 산모 응급치료망 짜야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정부가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해당 의사는 일정기간 지방 공공의료기관에서 분만의사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약지역들을 단위별로 묶어 관할하는 분만센터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2010년 5월 경북 영천에서 마지막 분만실을 닫은 한 산부인과 원장은 “예천·울진 등 분만취약지역 산부인과 4곳에 겨우 12억5000만원을 지원해 분만실을 되살리려는 정부 정책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지원금을 대폭 늘려 몇몇 취약지역을 한꺼번에 담당하는 분만센터를 만드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지방 대학병원들이 산모들의 분만을 포기하는 바람에 중증 임신부가 갈 곳이 없다. 삼성서울병원 박원순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역별로 분만을 많이 하는 병원에 고위험 산모 진료 시설을 지원하고 신생아 중환자실까지 함께 갖추도록 해 전국 네트워크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 이용료와 세부 항목별 가격을 관할 보건소 홈페이지에 공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남성 출산휴가를 최소한 2주로 늘려 산후조리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랑스는 2주간 남편에게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한다. 스웨덴은 최장 60일의 남성 출산휴가(월급의 80% 지급)를 시행한다. 남편이 산후조리와 양육 책임을 분담하라는 의미다. 한국은 5일에 불과하며 3일만 유급이다. 회사 눈치를 보느라 실제로 출산휴가를 쓰는 남편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출산 의료비 혜택도 외국이 많다. 한국은 산전 초음파 검사가 건강보험이 안 되지만 일본은 14회까지 정부 예산으로 지원한다. 독일은 임신·출산 관련 의료비 중에서 건강보험이 되는 항목은 건강보험에서 100% 부담한다. 스웨덴은 출산의료비뿐 아니라 교통비도 전액 지원한다.



 불임치료 지원 장치도 선진국이 많다. 스웨덴·프랑스는 불임치료를 지원할 때 소득을 따지지 않는다(한국은 월 평균 가구소득의 150%까지). 독일은 인공수정 6회(한국은 3회)까지 절반을 지원한다.



중앙일보·인구보건복지협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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