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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소주·콩나물·담배 등 일부 상품 대형마트 판매금지 추진

중앙일보 2012.08.31 01:35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울시가 대형마트와 기업형수퍼마켓(SSM)에서 소주·콩나물·담배 등 일부 주류와 식료품·생필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서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가 반발하는 데다 소비자 불편도 우려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업체 “세계 유례없는 규제”
소비자 불편도 우려돼 논란

 서울시 강희은 창업소상공인과장은 30일 “정부가 준비 중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상생법) 개정안에 대형마트 등에서 일부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각 구청들로부터 대형마트 판매를 제한할 품목들을 추천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형마트·SSM 규제와 관련해 “(전통시장 주변) 입점 제한 외에도 품목을 제한한다든지 매장 외형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구청에서 추천한 품목은 소주·막걸리·담배·종량제봉투·아이스크림·라면·건전지·전구·콩나물·두부·치킨·떡볶이·순대·피자 등 50가지다. 시는 대형마트와 소매점 간 가격 차이가 적은 품목을 추려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중소 상인들은 이 같은 방침을 반겼다. 전국상인연합회의 신근식 대형마트·SSM규제위원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법원의 제동으로 유명무실화한 상황에서 골목 상권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대형마트 판매 품목 제한을 통해 중소상인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정원일(60)씨는 “빨리 판매제한품목이 정해져 중소상인만 팔 수 있는 상품이 특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은 반발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영업시간 제한을 넘어 품목까지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 권리를 박탈하는 일”이라며 “주류·라면·콩나물까지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도 “소비자 불편만 초래하는 현실성 없는 탁상행정”이라 고 말했다.



비싼 가격과 이중 쇼핑 등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도 예상된다. 한 30대 주부는 “판매품목을 제한하면 사실상 가격도 올라가는 셈이고 두 번씩 장을 봐야 해 불편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동대문구는 이날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의무휴업을 명령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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