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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원·전북 43개고 학교폭력 학생부 미기재

중앙일보 2012.08.31 01:31 종합 12면 지면보기
고3 학생의 학교폭력이 있었음에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고등학교가 경기·강원·전북에서 모두 4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은 교육감들이 “가해 학생의 대학 입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학생부 기재를 거부하고 있다.


교과부, 기재 대상 153곳 조사
김상곤 경기교육감은 교과부 상대 대법원에 소송

 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경기·강원·전북에서 학교폭력을 저지른 고 3이 있는 학교는 모두 153개이며 이중 43개 학교에서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106곳 중 7곳(6.6%) ▶강원 24곳 중 17곳(70.8%) ▶전북 23곳 중 19곳(82.6%) 등이다. 이들 43개 학교는 경기·강원·전북 전체 고교(682개)의 6.3%, 전국 2303개 전체 고교 중에선 1.9%에 해당한다.



 교과부 배동인 학교선진화과장은 “일부 교육감의 지시라고 하더라도 학생부 기재 보류는 초중등교육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해당 학교를 계속해 설득하되 끝까지 학생부 기재를 하지 않는 학교는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의 고교들은 9월 7일까지 고3 학생의 학생부 기재를 최종적으로 마쳐야 한다. 9월 14일부터 대입 전형 참고 자료로 전국 대학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전국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이번 대입 전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는 학교 명단을 교과부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교과부와 김상곤 경기교육감 등 이른바 친(親)전교조 교육감들 간의 대립은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김 교육감은 이달 중순 ‘학생부 기재 보류’를 지시했다가 교과부가 27일 직권으로 취소하자 교과부 조치에 대한 취소청구 소송을 29일 대법원에 냈다. 조만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내기로 했다.



 이홍동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은 “학교폭력보다 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학생은 입시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데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만 입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법의 한계를 넘어선 과잉처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배동인 과장은 “사소한 학교 폭력도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줘야만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다”면서 “학생부 기재는 대다수의 학부모·교사·학생이 찬성하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 전국 14개 교장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일부 교육감의 학생부 기재 거부는 고등학교 간의 형평성 문제 등 사상 유례없는 대입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학교폭력 가해사실 기재는 헌법에서 금지하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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