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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잃은 피해자 협박한 아버지에 500만원 선고

중앙일보 2012.08.31 01:14 종합 22면 지면보기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안복열 판사는 자신의 딸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학생의 가해자로 지목되자 피해자 아버지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49)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자기 딸이 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자
회사 동료인 피해자 사무실에 전화
“오늘밤 뒷목에 칼 … 조심하라”

 지난해 11월 목동 S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모(당시 14세)양은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김양이 남긴 유서엔 “내 편은 아무도 없어” “내가 죽으면 모든 게 다 끝이야”라는 글귀와 박씨의 딸을 포함한 같은 반 학생 6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김양의 부모는 경찰에 사건을 수사의뢰했고, 지난해 12월 박씨의 딸은 경찰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박씨는 곧바로 김양의 아버지 김모(41)씨의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에 다닌다. 박씨는 자리를 비운 김씨 대신 전화를 받은 직원에게 “오늘밤에 뒷목에 칼 꽂을 테니 조심하라고 전해”라고 말했다. 당황한 직원이 되묻자 같은 말을 반복했다.



 검찰은 박씨를 협박 혐의로 수사한 뒤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500만원은 협박죄에 대한 벌금 최고한도다. 남부지법 황승태 공보판사는 “협박죄에 대한 벌금이 대개 100만~200만원에서 정해지는 판례에 비춰 중형이 내려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현 기자 <2str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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