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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3년 국민연금 고갈 예상

중앙일보 2012.08.31 00:49 경제 4면 지면보기
국민연금은 지난해 20조원가량의 보험료를 거둬 10조원을 연금으로 지급했다. 한 해 사이 기금이 10조원가량 불어난 셈이다. 이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진다. 앞으로 30년가량은 가입자 수와 소득 증가에 따른 적립액 증가가 지출액 증가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2043년께 기금액이 2400조원을 넘겨 꼭지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료 올리자니 가입자 반발 부담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달 중순 “예상보다 7년 빠른 2053년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2~2070년 평균 연금지출이 매년 7%씩 늘지만, 연금 적립금과 운용 수익을 합친 연금 수입은 2.5%씩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기금 고갈을 앞당기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평균수명 연장이 연금재정의 구조적 악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예산정책처는 전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이 지금보다 오르고, 기대수명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낫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가 연금 수령자 증가를 상쇄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기금운용 환경의 악화다. 2008년 분석 때 국민연금은 2011~2020년 실질금리를 연 3.6%로 내다봤다.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한 예산정책처의 전망치는 절반 수준인 1.9%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될 가능성이 커진 점을 감안한 수치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2.3%를 기록해 5년 평균 수익률(6%)에 크게 못 미쳤다.



 원인이 분명한 만큼 대안도 나와 있다. 소득의 9%를 내는 보험료 부담을 12%로 올리고 수급연령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가입자와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보험료 인상은 정치적 위험이 크다. 역대 정권이 연금 개혁을 외치면서도 크게 손을 대지 못한 이유다. 수급연령 상향도 노년층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제도 개편은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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