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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앞길 승용차 못다녀요

중앙일보 2012.08.31 00:44 종합 24면 지면보기
도로는 줄고 보도 폭은 8m로 늘린 연세로의 조감도.
30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를 잇는 550m 길이의 연세로. 비가 내리는 데다 연세대 쪽으로 가려는 승용차와 버스가 몰리면서 차량들의 평균속도는 시속 5㎞에도 못 미쳤다. 인도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행인이 몰린 데다 수십 개의 노점상이 인도를 막고 있어 걷기가 불편했다. 연세대생인 전범준(24)씨는 “아침 등굣길에는 차가 워낙 막히는 탓에 지하철에서 내리면 버스를 타지 않고 학교까지 걸어서 간다”며 “걷는 게 더 빠르긴 하지만 인도가 많이 번잡하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지구 선정 2014년 시행
보도 두 배 넓히고, 차도는 줄여
자전거·버스·구급차만 통행 가능

 2014년이면 연세로에서 걷거나 버스 타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왕복 2∼4차로인 도로를 왕복 2차로로 줄여 버스만 다니게 하고 평균 4m에 불과한 보도 폭도 최대 8m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30일 연세로 일대를 첫 대중교통전용지구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백호 교통정책관은 “홍대, 영등포, 청량리 지구 등 10개 후보지 중 지역 여론과 교통환경을 고려해 연세로 일대를 우선 사업지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은 처음이며 전국적으로는 대구 중앙로(대구역∼반월당·2009년 지정)에 이어 두 번째다.



 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연세로에서는 자전거와 시내버스, 구급차 등만 통행이 가능하다. 일반 승용차는 24시간 진입이 금지되며 택시는 심야 시간대(자정∼6시)에만 통행할 수 있다. 버스 속도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30㎞로 제한된다. 또 연세로와 만나는 명물거리 입구에는 대규모 보행광장이 조성돼 휴게시설과 쉼터, 간이 공연장으로 구성된 신촌의 상징적인 장소로 꾸며진다.



 연세로가 첫 대상지로 선택된 것은 이 구간에 시간당 1200대에 달하는 차량이 몰려 상습정체 현상을 빚는 데다 주변 신촌로의 교통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행환경 역시 좋지 않다는 판단이다.



 시는 승용차 통행제한에 따른 불편 해소를 위해 연세대 앞길인 성산로와 신촌기차역 주변 도로의 좌회전 허용을 추진키로 했다. 또 연세로와 만나는 골목길(동서 이면도로)도 정비할 방침이다. 백 정책관은 “신촌지구의 사업성과를 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조영근(47) 신촌상인연합회 회장은 “상인들 차량까지 통행을 막으면 영업에 지장이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도 “환자들이 병원에 접근하는 주 도로에 승용차가 못 다니게 하면 불편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시·도지사가 도시교통정비촉진법 33조에 따라 도시의 교통수요를 감안해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의 통행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 국내에서는 2009년 12월 대구 중앙로에 처음 도입됐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 니콜렛 몰 등 전 세계 12개국 50여 개 도시에서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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