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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전통문화는 새로운 한류의 원천

중앙일보 2012.08.31 00:24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성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
한류 열풍이 뜨겁다. 우리나라 드라마에 대한 세계인의 열광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최근 K팝의 세계적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한류 열풍이 반가우면서도 무언가 아쉽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과연 K드라마와 K팝이 한국 문화의 정수(精髓)를 담고 있느냐는 의문에서다.



 해외문화홍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외국 문화예술인의 44%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문화로 고궁 등 ‘전통문화’를 선택했다고 한다. 드라마 등 영상콘텐트에 대한 호감(22%)보다 높은 수치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직접 접해 보면 그 매력이 한류 드라마를 능가한다는 얘기다. 문화는 경험재이기 때문에 경험해 볼수록 호감도가 높아지고 그 가치가 커진다. 그렇다면 외국인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만 있다면 우리의 전통문화도 얼마든지 한류의 새로운 원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자면 우리 스스로가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즐기지 못하는 전통문화를 외국인에게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세계인이 찬탄하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실제로는 일상생활과 여전히 거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매년 50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와 전통문화, 현대문화 등 8개 부문별로 국가브랜드지수(NBDO)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2009년부터 내리 3년간 한국이 꼴찌를 한 유일한 부문이 있다. 바로 ‘전통문화/자연’ 부문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 다행스럽다. 서울 북촌의 한옥마을이 인기 체험학습 장소로 떠오르고, 한옥의 멋을 살린 신개념 아파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전통문화가 일상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국내에서 저변을 넓힐 수 있고, 나아가 새로운 한류의 창조적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통문화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일상과 접목시켰을 때 그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문화부가 올해 초 전통문화의 대중화·현대화·세계화를 통해 한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통문화를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류의 원천으로 삼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생활 곳곳에 전통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문화원형의 디지털화 사업은 우리 전통문화의 핵심을 디지털 자료로 정리·제공함으로써 한국 고유의 개성이 담긴 문학·영상·공연 창작물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과 영화, 드라마 등이 새로운 한류로 떠오르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



 국민도 이제는 우리 전통문화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전통문화를 생활 가까이에서 즐기는 오늘의 문화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성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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