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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 "긱스 경기내 욕설…실망스러워"

중앙일보 2012.08.31 00:08 종합 33면 지면보기
‘부산 사나이’ 박종우·김창수·이범영(왼쪽부터).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는 부산 사나이들의 무대였다.


올림픽 축구 동 캔 부산 사나이 셋
팔 부상에 8강부터 못 뛴 김창수
“끝까지 가자는 감독님 … 눈물이 핑”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올림픽 대표선수를 세 명이나 배출했다. 주장 김창수(27)와 미드필더 박종우(23), 골키퍼 이범영(23)이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안익수 부산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팀의 주축들이었다. 그러나 안 감독은 “올림픽이 먼저”라며 흔쾌히 보내줬고, 세 선수는 올림픽의 주역이 됐다. 부산 클럽하우스 근처의 한 음식점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박종우였다. 그는 ‘독도 세리머니’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박종우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우발적인 일이었다. 아직 결정 난 것이 없어 할 이야기가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범영은 “시상식 날 갑자기 축구협회 직원이 와서 ‘종우는 메달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며 “종우를 빼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시상대로 향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종우는 “영국의 라이언 긱스(39·맨유)를 상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8강에서 만났다. 소감을 물었더니 “실망스러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경력과 기술은 존중받을 만하다. 그러나 경기에 임하는 절실함이 떨어졌다. 또 부딪힐 때마다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강하게 나왔다.” 박종우는 “(구)자철 형이 긱스와 유니폼을 바꿔 입을 거라 했는데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하더라”고 했다.



 부산 사나이들은 올림픽 기간 내내 부상과 전쟁을 했다. 박종우는 첫 경기 멕시코전부터 허리를 다쳤다. 김창수는 8강 영국과 경기에서 오른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고, 이범영은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무릎을 밟혔다. 김창수는 “나는 8강 이후 뛸 수 없는 몸이 됐다. 한국으로 돌아갈까 두려웠다”고 떠올렸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본선에서 1분 이상 뛰었다 하더라도, 메달이 결정되는 경기의 엔트리에 없으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김창수는 “홍 감독님이 나를 끝까지 데려간다고 말씀하실 때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이범영은 “감독님의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선수단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고 올림픽팀의 성공 비결을 전했다.



 세 선수는 부산 축구를 사랑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범영은 “아직도 대우 로얄스(아이파크의 전신)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부산 축구도 야구 못지않은 매력이 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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