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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맞이가 보통 일이 아니란 걸 루비 데려오고 알았어요

중앙일보 2012.08.30 03:13 1면
강남 3구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고 삭막한 초고층 빌딩들이 치솟을수록 반려견을 기르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에선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과도 어울려 잘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격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환경과 교육도 필요하다. 사람과 동물의 행복한 동행을 위해 알아야 할 정보들을 셀러브리티들의 이야기를 통해 5회에 걸쳐 알아본다. 첫번째 순서로 연기자 정가은과 그의 반려견 ‘루비’를 만났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① 연기자 정가은과 루비

글=하현정 기자 , 사진=장진영 기자





연기자 정가은이 반려견 루비와 함께 청담동 집 근처를 산책하고 있다.
연기자 정가은의 일과는 반려견 루비에서 시작해 루비로 끝난다. 개를 키운 지 1년 남짓 된 그는 외출할 때도 루비 혼자 집에 두는 일이 없다.



“루비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혼자 두질 못해요. 촬영 스케줄이 있는 날이면 청담동 집 근처에 있는 강아지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다시 픽업하죠.”



토이푸들 루비를 만난 건 지난해 6월. 촬영장 근처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 바로 옆 애견센터 쇼윈도의 강아지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리창 너머로 조그마한 갈색 토이푸들이 정가은을 보고는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어댔다. ‘귀엽다’ 생각하며 돌아서서 왔는데 촬영 내내 동그랗고 예쁜 눈이 잊혀지지 않았다. ‘인연이다’ 싶어 애견센터로 다시 가 생후 2개월 된 강아지를 ‘무작정’ 사 왔다.



“평소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하지만 ‘내가 외로워서 키우는 거라면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욕망을 누르곤 했어요. 강아지를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고 개인 생활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죠.”



그렇게 고민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루비를 데려왔다. 이는 시행착오로 이어졌다. 배변 습관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루비는 이불에 오줌을 싸기 일쑤였고 덕분에 처음 두 달 동안 정씨는 매일 이불 빨래를 해야 했다. 어떻게 다뤄야할지도 몰랐다. 고민 끝에 반려견 교육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했다. 전문가가 집까지 와 반려견의 습성에 맞춰 배변판 등을 배치해줬다. 올바른 배변 습관을 길들이기 위한 요령도 배웠다. 견주 교육 프로그램도 들었다.



며칠 만에 루비가 바뀌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오줌싸개 강아지는 똘똘이 토이푸들이 됐다. 결국 개가 문제가 아니라 개 주인이 문제였던 것이다.



시행착오 끝에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



루비는 정씨의 일상을 변화시켰다. 늦잠을 자는 대신 루비와 산책을 했고 친구와 수다 떠는 시간을 줄여 루비와 놀았다. 수영이나 웨이크보드를 즐기던 여가 시간은 루비와 집 근처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대체됐다.



정씨가 루비를 남다르게 여기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8월쯤, 루비를 키운 지 두달 째 되던 때였다. “루비를 친구 집에 맡기고 전 촬영을 하러 갔죠. 이동 중에 제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그 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루비가 다쳤다고. 발톱이 절단되는 꽤 큰 사고였죠. 주변 사람들이 ‘주인이 크게 다치지 않도록 개가 대신 액땜해 준 것’이라고 하더군요. 교통사고가 경미해서 다행이라고들 했지만 루비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속상했어요.”



루비는 존재 자체가 ‘위로’다. 속상한 일이 있어 울고 있으면 루비가 옆에 가만히 앉아 슬픈 눈망울로 지켜보며 공감해준다. 루비를 키우고 나서 정씨는 성격이 부드러워지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렇게 이젠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족이 됐지만, 그래도 입양을 위한 결정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려동물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기 생활을 희생할 수밖에 없어요. 정신적·경제적·환경적인 여건을 몇 번이고 체크하는 게 중요해요. 반려동물은 ‘아님 말고’식으로 버리면 되는 물건이 아니라 생명체니까요.”



평생 함께할 준비 돼 있는지 스스로 살펴야



동물자유연대의 윤정임 국장은 하루에도 수차례 “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으니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 개가 똥을 아무데나 싸서 못 키우겠다, 너무 별나서 키울 수가 없으니 다른 데 좀 보내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가족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반려동물을 키울 때도 새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결심을 해야 해요. 죽을 때까지 함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동물을 잘 키우려면 사랑과 인내심은 물론, 건강하게 돌볼 수 있는 관리·치료·수술·훈련 등을 위한 경제력도 있어야 한다. 너무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집을 자주 비우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적당하지 않다.



 스스로 입양할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가 내려졌다면 새 식구를 찾아 나서도 좋다. 충분한 검진 과 예방을 거쳐 건강한 동물만을 분양하는 믿을만한 동물병원이나 분양처를 선택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방법도 있다. 동물자유연대나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같은 단체에서 보호 중인 동물을 체크한 후 입양신청서를 작성하고 심사가 통과되면 보호소에 방문해 동물을 직접 보고 입양을 결정하면 된다.



 입양 후 견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반려동물 전문기업 ‘이리온’은 다양한 견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견주입문교육은 개의 특징, 입양 후 알아두어야 할 것, 용품 정보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어질러티 국제심사위원이자 서정대학 애완동물학과 겸임교수인 전찬한 교육이사가 진행하며, 3시간 과정 10만원이다. 1:1로 실시되는 ‘문제 행동 상담’도 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참여해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60분 교육에 3만원으로, 교육을 받으면 이리온 내의 동물용품 숍에서 사용할 수 있는 3만원 상당의 쿠폰이 제공된다. 청담본점(1577-6125)과 함께 송파점·대치점·일산점에서 운영중이다.



 이리온의 문재봉 대표원장은 “반려동물은 이제 우리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며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매우 좋은 효과가 있으며 올바른 반려견 입양 문화는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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