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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장애인 올림픽과 굿드만 박사

중앙일보 2012.08.29 10:41
이번 8월29일부터 9월 9일(현지시간)까지 “하나가 된 우리( Live as one)"라는 슬로건으로 165개국에서 7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2012 런던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이 개최된다. 우리나라는 선수 88명 포함 149명의 선수단을 파견 양궁 등 13개 종목에 출전한다. 중국도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상위성적을 목표로 282명의 선수를 포함 414명의 선수단을 출전시켰다.



장애인 올림픽하면 영국의 척추전문 스토크 맨더빌 병원의 굿드만(L.Guttmann)박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48년 런던 올림픽 개최 소식을 들은 굿드만 박사는 2차 세계대전 상이군인들의 재활치료를 위해 휠체어 경기대회를 개최하였다. 런던의 장애인올림픽의 마스코트를 ‘맨더빌’로 정한 것은 장애인 올림픽의 선구자 스토크 맨더빌 병원의 굿드만 박사를 기리는 의미다.



굿드만(1899-1980)박사는 원래 나치 독일의 척추전문 신경과 의사였다. 그 자신이 유대인이 아니었다면 그는 평범한 의사로서 여생을 보냈을 지도 모른다.



1938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나치 독일 대사관의 젊은 외교관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살인자는 뜻밖에도 17세의 유대인소년으로 나치의 유대인 박해에 대한 반발이 범행의 동기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독일 전역에 유대인의 점포 가옥 교회의 습격사건이 발생했다. 순식간에 폐허가 된 유대인 거리는 산산조각이 난 유리 파편이 불빛을 받아 크리스탈(수정)처럼 빤짝거렸다. 불과 하루 밤 사이에 일어 난 유대인에 대한 파괴활동은 나치 치하의 유대인 수난의 전주곡이었다.



“크리스탈 밤”을 경험한 굿드만 박사는 나치 독일의 인종 차별정책에 실망하여 1939년 초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망명하였다. 그는 스토크 맨더빌의 척추전문병원에 일하면서 신체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재활치료에는 운동경기만한 것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스토크 맨더빌 장애인 경기를 시작으로 국제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IPC)가 구성되고 1960년 로마 올림픽 때 처음으로 장애인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는 성화 봉송과 함께 모든 경기는 올림픽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는 배려도 이루어졌다.



장애인 올림픽은 본래 장애자(paraplegic)의 올림픽(Olympic Game)이란 뜻에서 패럴림픽(Paralympic Game)으로 부르고 있지만 이제는 대등(parallel)한 올림픽, 또 하나의 올림픽의 의미로 점차 바뀌고 있다.



4년 마다 올림픽 게임이 개최되고 2-3주후 팰럴림픽이 개최되어 올림픽보다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언젠가는 패럴림픽이 먼저 개최되고 올림픽이 그 후에 개최된다면 세계인의 관심 속에 장애인에게는 더 큰 희망을 주고 많은 사람들은 더 큰 감동을 받을 것이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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