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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퍼리치’ 해외금고는 일본 선호

중앙일보 2012.08.29 02:01 종합 2면 지면보기
그간 감춰져 있던 수퍼리치의 해외 재산 중 일부가 살짝 드러났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받은 결과 개인 302명이 총 2조1000억원을 신고했다. 최근 1년간 10억원 이상 되는 해외금융계좌(예·적금, 상장주식)를 보유한 적이 있다고 자진신고한 경우다. 지난해보다 신고 인원은 43.1%, 신고금액은 115% 급증했다.


302명 해외계좌 2조1000억 신고
일본 9188억, 스위스은행 1003억
거주지 인원 수는 강남·용산 1, 2위



 자진신고한 302명 중에는 대기업 총수, 연예인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많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이 중 절반가량은 20억원 이하 금액을 신고했지만 많게는 수백억원대 금융계좌를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주로 미국(144명)·홍콩(36명)·일본(34명)에 금융계좌를 갖고 있었다. 신고 인원 수와 달리 국가별 금액에선 일본(9188억원)이 가장 앞섰다. 일본기업 주식을 대량 보유한 신고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스위스 은행계좌도 약간 열렸다. 지난해 스위스 계좌 신고금액은 고작 73억원이었지만 올해는 1003억원으로 13배가량 급증했다. 한승희 국제조세관리관은 “국세청이 스위스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자진신고가 크게 늘었다”며 “아직 신고자 수가 10명 이하지만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한국과 스위스 정부는 조세조약 개정으로 지난 7월 말부터 세금 탈루 혐의자의 계좌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자에 대한 금융계좌 정보를 스위스로부터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해외계좌 신고는 강남을 관할하는 서울 삼성세무서(29명)가 가장 많았다. 삼성세무서 관할지역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대치동·수서동 일대에 수퍼리치가 많이 거주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위였던 서울 용산세무서(용산구 전체 관할)는 2위로 떨어졌다. 신고인원 수로 3위(25명)인 반포세무서는 신고금액으로는 압도적인 1위(3457억원)를 기록했다.



 해외계좌 신고인원이 늘긴 했지만 아직 국세청 기대에 못 미친다. 국세청은 자진신고 시 비밀을 유지해주고, 세무조사를 최소화한다며 신고를 독려한다. 동시에 해외계좌가 있는데도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가 있는 41명을 골라 기획점검에 착수했다.



지난해에도 국세청은 신고의무를 어긴 43명을 적발해 과태료 19억원을 부과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해 싱가포르 계좌에 64억원을 예치했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부동산 임대업자 등이 국세청 조사망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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