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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총리, 후진타오에게 우호 친서 … 아베는 “과거 사죄한 담화 모두 수정”

중앙일보 2012.08.29 01:58 종합 3면 지면보기


노다 총리(左), 아베 전 총리(右)

일본, 중국엔 저자세 한국엔 고자세



한·일 갈등을 틈타 과거사를 부정하는 우익 정치인들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망언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28일자 산케이(産經)신문과의 인터뷰·기고에서 “자민당이 정권을 잡으면 미야자와 담화(1982년)와 고노 담화(1993년), 무라야마 담화(1995년)를 모두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침략의 역사에 대한 사과가 담긴 대표적 정부 담화를 모조리 뒤집겠다는 뜻이다. 미야자와 담화는 1982년 일본의 일부 교과서가 타국에 대한 ‘침략’을 ‘진출’로 기술해 파문이 일자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관방장관이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책임지고 교과서 기술을 시정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교과서 검정 기준엔 ‘이웃 국가들과의 역사적 사실을 다룰 때는 국제 이해와 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한다’는 조항이 삽입됐다. 고노 담화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전후 50주년인 1995년 발표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담화는 과거 식민지배를 통절히 반성한다는 내용의 반성문이다.



 아베 전 총리는 세 종류의 담화를 뜯어고쳐야 하는 이유로 “주변국에의 과도한 배려는 진정한 우호로 이어지지 않았다. 동아시아 외교를 고쳐 세워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그는 이날 민영TV인 TBS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고노 담화를 그대로 유지하고서는 한국과의 진정한 우호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총리 재임 시절 고노 담화 폐지를 추진하다가 국제적 반발에 직면했던 아베 전 총리는 9월 하순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민주당이 한국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반전을 노리자, 한술 더 뜨는 우익 정치인들이 더 강력한 망언으로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다, 중국엔 몸 낮춰=일본 정부는 이날 노다 총리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홍콩 활동가들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상륙, 중국인의 주중 일본대사 차량 습격과 일장기 탈취사건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에 대한 강력한 유감의 뜻과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아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냈던 서한과 달리 이번 친서는 ‘대국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우호적인 내용이라고 일본 정부는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엔 강력한 자세를 취하면서 중국과는 빠른 갈등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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