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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대입 선발 순천향대 글로컬리더 전형

중앙일보 2012.08.28 03:35
왼쪽부터 순천향대 홍승욱 입학사정관, 손풍삼 총장, 이창환 입학사정관, 이상명 입학사정관이 지난해 대학 수시모집 글로컬리더 전형에서 지원자에게 질문하며 면접을 보고 있다.



총장이 직접 에세이 평가…대전·충청 지역 인재 128명 뽑아

“대학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로서 학생에게 어떤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지를 고민했어요. ‘학생들의 자살 문제’에 대해 정답을 생각하지 말고 본인의 의견을 말해보세요.”



“학생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모르고,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자살을 강요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사회 현상이나 청소년 문제의 하나일 뿐인가요.”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이 정한 틀 안에서 생활하고, 그 틀에 맞춰 대학 진학에만 목적을 두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이맘때 순천향대 수시모집 1차에서 입학사정관 전형 중 하나인 글로컬리더 전형의 최종 면접에서 손풍삼 총장과 수험생 이한영(가명)양이 나눈 대화의 일부다. 이양은 이날 손 총장에 함께 참석한 다른 입학사정관들에게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가장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학교생활은 무엇인지”, “희망 전공이 언론학에서 국제문화학으로 왜 바뀌었는지” 등의 질문도 받았다.



대학 총장이 학생 선발에 나섰다. 총장이 면접관인 입학사정관이 돼 선발 진행 과정에 직접 참여해 손수 학생을 뽑는다. 전국 대학들 중 처음이다. “사회계층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엔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에 성실히 전념해 지역인재로 성장할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직접 만나고 선발해 육성하겠다”는 것이 손 총장이 밝힌 취지다. “화려한 실적이 없어도 학교생활을 성실히 수행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 글로컬리더 전형의 목적”이라며 “전형2단계 평가에서 1단계의 성적과 내신등급을 반영하지 않고 심층면접으로만 뽑는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선발 합격자는 1학년 1학기 수업료 전액 장학금



글로컬리더 전형(128명)은 ▶피닉스 전형(334명) ▶농어촌학생 특별 전형(86명) ▶특성화고교출신자 특별 전형(34명) ▶사회적배려대상자 특별 전형(57명) 등과 함께 2013학년도 순천향대 수시모집 1차 전형 중 하나다. 지역에서 태어나거나 자라 지역 특색을 알고 졸업 후 지역 발전에 기여할 학생이 순천향대가 제시하는 글로컬리더 전형의 인재상으로 대전·충청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대상이다.



글로컬리더 전형은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뉜다. 우선선발의 대상은 대전·충청지역 소재 고교 졸업자 중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다. 모집단위별로 1명씩, 전체 모집단위로는 최대 10명을 선발한다. 전형 1단계 평가에선 학교장추천서를 포함해 서류 심사 10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별한다. 2단계에선 심층면접(50%)과 에세이(50%)로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의예과와 간호학과를 제외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우선선발 합격자에겐 성적에 상관없이 1학년 1학기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지난해 전형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에세이 평가다. 지난해 전형은 총장이 지원자를 직접 면접하고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올해는 총장의 특강을 들은 뒤 특강 내용에 대한 지원자 자신의 의견을 적은 에세이를 총장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자의 특·장점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한 면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 마련한 방안이다.



순천향대 전수준 입학사정관은 “지원자의 사고력·논리력·창의력·가치관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라며 “작성 분량은 1400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입학사정관은 “이슈가 된 사회적 현안을 제시해 지원자의 인문학적 소견과 올바른 소양을 갖췄는지를 보는 것이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맞춤법·어법·글씨체·띄어쓰기 등은 중요하지 않고 논리의 전개 능력을 평가한다”며 “자신의 평소 가치관과 생각을 밝히면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면접에선 그런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지원자는 무엇이 되고 싶으며 어떤 덕목을 실천할지를 물었다”고 덧붙였다.



일반선발은 자기주도적인 학습이나 활동(전공·학습·봉사·동아리·학생회 관련 활동)을 수행한 지역 인재를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학교생활기록부(50%=교과성적 45%, 출석 5%) 평가와 서류심사(50%)다. 이를 통해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심층면접 10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면접은 전공역량 평가 10분, 인성 평가 10분으로 20분 동안 진행된다. 역시 의예과와 간호학과를 제외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전 사정관은 “학생부 교과성적에 반영하는 교과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개”라며 “인문계열은 사회를, 자연계열은 과학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수단위에 따라 반영률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영역별 가중치나 배점의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접에서 전공역량은 ▶지원분야를 위해 기울인 활동과 노력 ▶전공 관련 기초지식과 학업수행 능력 수준 ▶지원동기와 학업계획 등으로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지원자의 전공별·계열별로 2개 문제를 제시해 지원자가 풀고 발표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수학과 지원자에겐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묻는 문제를, 영어영문학과 경우 영어 지문을 주고 풀게 하는 것이다. 인성 부분에선 인성·자기주도성·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한다. 특히 자기주도성은 자기소개서 내용을 바탕으로 고교 때 실천한 학습과 활동의 자발성에 초점을 두고 평가할 계획이다. 전 사정관은 “글로컬리더 전형합격자의 예년 내신등급 평균은 3~4등급”이라며 “하지만 교과성적보다 서류심사의 영향력이 크므로 자기소개서·추천서 등의 작성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 사정관은 “부모의 농사를 돕느라 학습시간이 부족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지원이 어려운 경우 등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1학년 땐 부족했던 성적을 학년이 올라갈수록 향상되는 지원자의 학업성취도를 높이 산다”고 설명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순천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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