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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또 다른 신지애 우승 경쟁

중앙일보 2012.08.26 13:41
뉴질랜드 교포로 새로운 골프 천재로 떠오른 리디아 고(15)를 보면 과거 프로 데뷔 초창기의 신지애(24·미래에셋)가 연상된다. 앳된 얼굴에 각진 안경을 쓴 모습이 과거의 신지애를 보는듯 하다.



한 타 차 2위로 올라선 신지애는 선두인 리디아 고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들었다. LPGA 투어에서 선두 경쟁을 하는 것은 리디아 고의 미래를 위해 매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승을 양보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프로 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하면 선수들은 수모라고 생각한다. 마음 좋은 신지애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2010년 이후 우승이 없는 신지애는 모처럼 얻은 우승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신지애와 리디아 고가 우승 경쟁을 한다. 두 선수는 27일 새벽(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골프 클럽에서 벌어지는 LPGA 투어 캐나디언 오픈에서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다. 출발시간은 한국시간 1시40분이다.



외모만큼 두 선수의 경기 스타일도 흡사하다. 신지애는 초크라인(chalk line:목수가 직선을 긋기 위해 쓰는 먹줄)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똑바로 치는데 뛰어나다. 신지애는 전장이 길지 않고 코스가 비교적 쉬운 한국 투어에서 뛸 때는 페어웨이와 그린 이외에는 거의 다녀보지도 않았다.



리디아 고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어릴 때부터 공을 똑바로 치는데는 일가견이 있었다고 한다. 짧은 퍼트를 많이 넣지 못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퍼트가 좋아지면서 정상급 프로 선수의 실력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리디아 고는 키가 166cm로 신지애 보다 크고 거리도 조금 더 나간다. 그는 "현재 드라이브샷 거리가 250야드를 약간 넘는 수준인데 힘이 붙으면 조금 더 늘어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프로 데뷔 직후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경기 운영능력이 훨씬 나아진 것 같다. 그 대신 어릴 때는 겁없이 치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 과감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신지애는 경험도 많다. 또 100야드 이내에서 피치샷의 거리 컨트롤이 매우 뛰어나다.

리디아 고는 아이언샷의 거리가 매우 일정하다. 그래서 그린을 훌쩍 넘어가거나 짧은 샷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퍼트가 잘 되면 상당히 낮은 스코어를 칠 수 있는 스타일이다. 3라운드까지 통계상으로는 리디아 고가 신지애에게 약간 앞선다. 그린 적중률 89%로 신지애의 83%보다 높고 샷 거리 등이 전반적으로 약간 우세다.



그러나 극도의 긴장감을 안게 될 최종라운드에서 통계는 숫자에 불과하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이며 신지애는 정신력이 매우 강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짧은 퍼트를 많이 놓쳤지만 끝까지 인내했기 때문에 사흘 동안 보기를 하나밖에 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경기하는 또 다른 선수인 스테이시 루이스도 변수다. 루이스는 경기 중 가끔 화를 내는 스타일이다. 올해 여자 US 오픈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경기했는데 15세의 어린 리디아가 약간 위축됐다고 한다.



27일 오전 3시부터 J골프에서 생중계한다.



밴쿠버=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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