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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하락 가능성...3분기 실적이 변수”

중앙선데이 2012.08.26 00:34 285호 4면 지면보기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미국 특허소송의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완패했다는 소식에 국내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단 주가가 약세 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다만 시일이 좀 흐르면 악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삼성전자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를 중심으로 이번 평결이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들어봤다. 아울러 애플의 향후 실적·주가도 전망했다.

삼성전자 주가에 미칠 영향

이번 평결이 삼성전자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에 예상보다 불리한 평결이 나왔다는 점 때문에 주가가 어느 정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주가 흐름이 썩 좋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루 이틀 정도만 영향을 받다가 종전 주가 흐름을 회복할 거란 전망도 있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말의 악재로 위축된 투자심리 때문에 27, 28일까지는 주가가 내릴 수 있지만 그 이후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현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200만원을 하향 조정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은 짧아도 1~2년을 예상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소송이 장기적으로 기업 실적이나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긴 어렵다. 강정원 애널리스트는 “이번 평결대로 판결이 나면 삼성전자가 항소할 것이고, 애플이 삼성 스마트폰 판매금지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면 삼성전자가 집행정지 신청으로 맞서는 일들이 반복될 것이다. 마지막에 누구 웃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현 애널리스트는 “복잡한 소송 과정에서 결국 삼성전자와 애플이 적당한 선에서 특허 로열티 지급에 합의해 소송전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에는 3분기 실적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결이 판결로 이어져 1조2000억여원의 배상금이 확정된다면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배상금 지급을 위한 내부충당금을 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충당금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다만 배상금이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8조원으로 1조여원의 배상금 때문에 이익률이 확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3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면 주가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박현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려면 3분기 실적 발표 전후의 주가 흐름을 유심히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결 결과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3와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노트 10.1의 판매량을 보면 향후 실적과 주가를 가늠할 수 있다. 하반기 중에 아이폰5가 출시되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판매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평결로 애플 제품을 베낀 ‘카피캣(Copycat, 모방꾼)’으로 몰려 브랜드 이미지에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다. 정석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소비자들 사이에 삼성전자가 더 이상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빠른 추종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시장선도자)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강정원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은 누가 원조인가보다 디자인ㆍ가격ㆍ성능을 종합적으로 따져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삼성 스마트폰을 염두에 둔 소비자들이 (이번 평결로) 마음을 바꾸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리한 평결에도 불구하고 크게 봐서는 삼성이 잃을 게 적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이 애플의 맞수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박현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애플과 싸우면서 소비자들 사이에는 아이폰과 갤럭시가 ‘동급’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작년만 해도 갤럭시S가 아이폰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꽤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각은 많이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올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ㆍ갤럭시S3 등에 밀려 아이폰을 기대만큼 팔지 못했다. 정석훈 펀드매니저는 “애플 내부에서는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에 더 밀릴 경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거라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결은 애플의 실적과 주가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20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6235억2000만 달러로 미 증시 사상 기업가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박현 애널리스트는 “애플 브랜드는 소송 평결로 독창적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고 평했다. 정석훈 펀드매니저는 “하반기에 아이폰5가 출시되면 애플의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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