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동네 이 문제] 아산 배방읍 아파트 단지 악취

중앙일보 2012.08.24 03:22 2면
아산 배방읍 갈매리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농경지에서 불어오는 악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갈매리에 위치한 자이 1차 아파트 단지와 인근에 있는 농경지 전경.


아산 배방읍 갈매리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농경지에서 불어오는 악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심야 시간대에는 악취가 더욱 심해지고 해충까지 들끓어 주민 대다수가 더운 날씨에도 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17일 오후 2시 아산 갈매리에 위치한 자이1차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분뇨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낮 시간대인데도 인근 놀이터와 공원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이곳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세 곳이나 들어서 있다. 자이1차 아파트를 비롯해 중앙하이츠와 롯데캐슬 단지가 2007년부터 자리를 잡고 있다. 총 60개동(15층) 3675세대 규모다.

인근 농지 거름 냄새 심해 주민들 복더위에 문도 못 열어



 “냄새 때문에 문을 못 열어요. 조금만 더우면 에어컨을 틀죠. 특히 저녁때가 되면 더욱 심해져요.” “단지 내에 있는 놀이터는 늘 한산해요. 아이들이 냄새가 난다고 잘나가질 않거든요.”



 자이 1차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인근 주민 김영희(31·여)씨와 홍채아(29·여)씨의 얘기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아산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될 기미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민원을 제기해도 명확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아요. 그래서 더 답답하죠.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아산시 콜 센터에 접수된 갈매리 일대 아파트 주민들의 악취 관련 민원은 이달에만 9건이나 된다. 관련 부서에 직접 제기한 민원까지 합하면 30여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일대에 악취가 심한 이유는 농민들이 농작물 재배를 위해 뿌리는 거름 냄새가 바람을 타고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가을 배추 파종 시기로 접어들면서 농민들이 일반비료 대신 개분뇨 퇴비를 사용하고 있어 악취가 더 심하다. 얼마 전 입주한 박정모(33)씨는 “화장실 바로 옆에서 밥을 먹는 느낌”이라며 “분뇨냄새 때문에 이사온 지 얼마 안됐지만 다른 도시로 이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 마음도 편할 리 없다. 갈매리에는 아파트 단지를 주변에 모두 10여 개 농가가 있다. 3만6000㎡의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주 농작물은 배추·오이·고추 등이다.



 “개분뇨 거름을 주지 않으면 배추가 맛이 없어요. 그리고 속이 꽉 찬 배추를 생산하기 힘들죠. 요즘은 시에서 지원해주는 비료를 사용하는 농가도 있긴 한데 행여나 배추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두려워 분뇨를 계속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옆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이옥분(72·여)씨의 얘기다. 이씨는 “개분뇨를 사용하는 농가는 예년에 비해 확실히 줄었지만 계속된 가뭄으로 냄새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남편 최해수(76)씨는 “배추와 오이 농사는 특히 거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아파트 주민과 농민이 서로 이해를 해주고 함께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아파트 주민들과 인근 농가의 대립이 계속되다 보니 시에서도 해결방안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는 올해부터 갈매리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일반비료를 일정부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일반비료 대신 개분뇨를 계속 선호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전부터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에게 강압적으로 제재를 하기란 어려움이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일반비료에 대한 지원금액을 늘리고 단지 내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서로의 고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산은 도·농복합도시”라며 “아파트 주민과 농가가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배방읍=배방읍은 천안과 온양의 중간지역으로, 2007년부터 많은 아파트가 지어지고 천안과의 접경지역에 아산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매년 1만 여명씩 인구가 급증했다. 2008년 12월 11일 행정안전부 2008-3호로 배방면에서 읍 승격을 승인 받았으며 2009년 5월 1일 아산시 조례826호로 배방읍 승격됐다. 하지만 도시민들과 농민들 간 생활·문화 등의 격차가 있어 잦은 마찰을 빚어오기도 했다. 2010년 9월 27일 인구 5만 명을 돌파했으며 현재 인구는 6만4000여 명으로 조사되고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