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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묻지마 칼부림' 30대, 팀장으로 승진 후

중앙일보 2012.08.23 00:19 종합 16면 지면보기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김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한 남성이 피를 흘리고 있다. [사진 노컷뉴스]
22일 이유 없이 흉기로 사람을 찌른 ‘묻지마 칼부림’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7시16분쯤 서울 여의도동 국회 앞 한 제과점 앞 거리에서 김모(30·무직)씨가 전 직장 동료 김모(33)씨와 조모(29·여)씨의 옆구리 등을 칼로 찌르고 달아났다. 김씨는 도주 과정에서 지나가던 행인 안모(31·여)·김모(31)씨와 부딪혔다. 그러자 자신과는 무관한 이들에게도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안씨 등 4명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배를 찔린 행인 김씨는 출혈이 심해 중태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근길 여의도서, 울산 수퍼마켓서 … 묻지마 칼부림

여의도 30대 전 직장 남녀 동료에 보복 … 행인 2명도 다쳐
울산 20대 은둔 외톨이, 이유 없이 단골가게 여주인 찔러

 피의자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0여 분간 대치 끝에 체포됐다. 그는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돼 받은 조사에서 “전 직장에서 피해받은 것이 억울해 동료들에게 보복하고 싶었다. 달아나다가 행인들과 부딪히자 나도 모르게 칼을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 한 신용평가회사에 경력 입사했다. 김씨는 이듬해 팀장으로 진급했지만 실적이 오르지 않으면서 회사 동료들의 험담을 듣게 됐다. 결국 김씨는 퇴사를 했고, 대부분 무직 상태로 지냈다고 한다. 김씨는 자신을 험담한 전 직장 동료들에게 복수할 결심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7시쯤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전 직장 빌딩 앞에서 미리 준비해 간 과도를 들고 동료들이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전 동료 김씨와 조씨가 사무실에서 나오자 이들을 따라가다 조씨의 얼굴과 옆구리를 찔렀다. 이어 김씨의 옆구리를 찌르고 달아났다.



 황급히 달아나던 김씨는 퇴근하던 행인 안모·김모씨와 몸을 부딪혔다. 당황한 김씨는 안씨의 어깨와 김씨의 배를 수차례 찌른 뒤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씨를 막아 서자 김씨는 “자살하겠다”며 자신의 목에 칼을 갖다 대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쏴 김씨를 제압한 뒤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장동료에게 섭섭한 게 있어 준비한 과도로 두 사람을 찌른 뒤 나머지 두 사람에게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다”고 밝혔다. 영등포경찰서는 23일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울산에서도 직업 없이 집에서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 온 20대 청년이 단골 수퍼마켓 여주인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수퍼마켓 여주인 김모(53)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이모(27)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1일 오후 9시30분쯤 울산 중구 복산동 자신의 집 근처 수퍼마켓에 들어가 계산대 앞으로 다가간 뒤 갈색 여행용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김씨의 배를 찔렀다. 옆에서 물건을 정리 중이던 김씨의 남편(55)이 놀라 이씨를 밀치고 부인을 부축해 밖으로 피한 뒤 수퍼마켓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내가 찌르면 상대방도 나를 찌를 것으로 생각했다”고 황당한 말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중졸 학력의 이씨는 3년 전부터 직업 없이 혼자 방에 틀어박혀 지낸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였다.



이현 기자, 울산=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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