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로가닉 시대, 천연화장품 만드는 사람들

중앙일보 2012.08.21 03:16
천연화장품 블로거 박다영씨가 천연화장품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를 고르면 천연화장품 제조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신선한 재료와 맞춤 레시피…피부 고민 따라 화장품 요리하죠

‘오가닉’의 형님이 떴다. 이제는 오가닉을 넘어 ‘로가닉’ 시대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팀은 『트렌드 코리아2012』에서 올 한 해 소비시장을 움직일 열 가지의 트렌드 중 하나로 로가닉을 꼽았다. 로가닉(Rawganic)은 ‘날것’을 의미하는 로(Raw)와 ‘유기농’을 의미하는 오가닉(Organic)의 합성어로, 자연에서 재배한 식자재를 가공하지 않고 천연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 단어를 듣는 순간 번뜩하고 떠오르는 건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로가닉을 실천하면 화장품 가격의 고공행진도 먼 나라 이야기가 된다. 여의치 않은 주머니 사정을 핑계 삼아 로가닉에 한번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여름내 상한 피부엔 ‘상하는 화장품’이 진리다.



 로가닉이 트렌드가 된 배경엔 대중에게 형성된 공감대가 크게 한 몫 했다. 그것은 합성화학품에 대한 거부감이다. 유익한 성분이 아무리 듬뿍 들어간 화장품일지라도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방부제 성분을 피할 수 없다. 비누, 클렌징 오일 등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 역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80만 블로거의 입소문을 탄 블로그 ‘쏘머즈의 천연화장품&천연비누(blog.naver.com/NYMPH05)’ 운영자 박다영(34)씨는 가장 크게 효과를 본 천연화장품으로 클렌징 오일을 꼽았다. “시중에 유명하다는 클렌징 오일은 다 사서 써봤지만 얼굴에 좁쌀 여드름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는 그는 자신처럼 피부가 연약한 사람일수록 천연화장품 덕을 크게 본다고 말했다.



 천연화장품 공방 리즈솝(www.rizsoap.com)의 변민숙(42)씨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큰 아이로 인해 천연화장품계에 입문했다. 식습관과 주거환경을 바꿔도 나아지지 않던 아이가 천연화장품, 천연연고를 사용한 뒤 조금씩 차도가 생기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들이 천연화장품을 놓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메뉴 개발의 기쁨’에 있다. 마치 요리사가 된 기분으로 레시피를 만드는데 열을 올린다는 그들이다.



 먼저 초보자는 천연화장품 관련 책을 읽거나 집 근처 공방에서 클래스를 듣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후 판매되는 화장품의 뒷면 표시 성분을 유심히 읽거나 식약청 홈페이지를 드나들며 각종 성분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된다. 이에 익숙해지면 아로마테라피, 각종 민간 요법, 한방약재 공부까지 두루 섭렵한다. 마침내 오일과 정제수를 일정 비율로 혼합하면 로션과 크림 같은 제형이 만들어진다는 공식을 토대로 본인의 피부 상황과 외부 환경에 맞는 새로운 화장품을 창조하는 단계에 이른다.



 약 5년 전, 박씨의 블로그가 유명해진 것은 임신한 친구를 위해 준비한 맞춤 선물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그가 붙인 화장품의 제목은 ‘임신한 친구를 위한 초 간단 튼살 오일’이다. 튼살 방지와 피부 재생에 효과가 좋은 프랑킨센스·로즈우드·탄제린 오일 등에 그간 공부한 민간요법을 참조해 만들었다. 출산 후에도 살이 전혀 트지 않았다는 친구의 찬사를 들었음은 물론, 직접 만들어 써보겠다는 블로거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공방을 운영하는 변씨도 요즘 천연화장품의 인기를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부건조증, 고 기능성 화장품 사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천연화장품을 직접 만들려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날 그날 개인의 피부 고민에 따라 즉각적인 케어가 가능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천연화장품의 매력이다. 변씨는 “기본적인 보습 오일에 질 좋은 천연 재료를 첨가하는 것 만으로 트러블 없는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며 날로 높아지는 천연화장품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던 탓에 예년 이맘때보다 피부가 더 많이 상해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름 볕에 지친 피부를 관리하는데도 천연화장품은 제격이다. 오이·가지·녹차·요거트를 넣은 천연팩 같은 것이 도움이 된다.



 한편 변씨와 박씨는 남은 더위로 피부가 끈적거리고 화장도 잘 먹지 않는 이즈음엔 천연 미스트를 바르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권했다. 에센셜오일 한 두 방울에 녹차·감초 추출물 같은 미백 추출물을 넣어 만들면 된다. 혹은 알로에를 넣은 천연 에센스도 좋다.



 결국 “비싼 화장품보다는 자극이 적은 천연화장품과 친해지는 것이 피부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근본적인 길” 이라는 게 두 사람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천연화장품 입문하려면



로얄네이쳐 아카데미(서초구 서초동) www.edu-rn.com, 02-521-0873

핑거스 아카데미(종로구 동숭동) www.thefingers.co.kr, 02-741-9070

솝스쿨(온라인) www.soapschool.co.kr, 031-776-0965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