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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중앙일보 2012.08.21 02:49
1 현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장 크리스 존슨(맨 왼쪽)과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이 자연스레 어울려 있다. 그는 “다른 사진가들에게는 권할 수 없는 계산된 모험을 감행해왔다”고 자신의 비법을 전했다. [ⓒChris Johns/National Geographic] 2 랄프 리 홉킨스의 작품 ‘스발바르 제도의 해빙 위에서 잠자는 북극곰’ [ⓒRalph Lee Hopkins/National Geographic] 3 마이클 니콜스의 작품 ‘침포웅가 보호구역의 고아 침팬지들’ [ⓒMichael Nichols/National Geographic]



빙하 조각 위 북극곰이 꿈꾸는 것은…자연과 나누는 대화 시간

해빙 위에 대(大)자로 뻗어 잠을 자고 있는 북극곰의 표정이 흐뭇하다. 그런데 그가 찍힌 사진을 보는 우리의 표정이 마냥 즐거울수만은 없다. 집채만한 서부로랜드고릴라가 작은 풀잎 하나를 손에 두고 요리조리 살피는 표정이 익살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찍힌 사진을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우리가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들도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전시가 한창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은 사람과 동물, 그리고 자연의 대화다. 자연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전시의 주제처럼 “지구의 아름다운 미소 뒤에 숨은 슬프도록 뜨거운 눈물을 보세요”라고 말이다. 새, 길짐승, 수중생물, 자연의 일부였던 사람들 등 180쌍의 ‘자연’이 청하는 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총 5개 관서 새·길짐승·수중생물 사진 180점 전시



지난 2010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라이프 앤 네이쳐’의 관람객 수는 약 30만 명이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시를 찾는 발길이 늘어, 당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는 줄지어 전시를 관람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 후 2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은 그때의 감동을 재현하려 다시 돌아왔다. 이번 전시의 주된 메시지는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닌 하늘, 땅, 바다의 각 생명체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벽에 걸린 사진들은 각 생명체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했지만, 관람객은 그 사진을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작품 해설에 우리의 부주의로 인해 이들에게 가해지는 해(害)가 고스란히 기록돼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총 5개 관으로 나뉘어 있다. A관에서는 새들과 곤충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짐승과 곤충을 가까이에서 찍은 작품들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들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B관에서는 길짐승들의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C관에서는 수중 생물들의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얼룩무늬바다표범 한 마리가 친밀감을 느낀 사진가 폴 니클렌에게 자신이 사냥한 펭귄을 물어다 주는 장면에선 묘한 감동이 느껴진다. E관은 자연의 일부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개척자인줄로만 알았던 현대 사회 사람들이 자연 속에 동화돼 살아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특별관에 있다. ‘기록을 남긴 사람들’이라는 소 주제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들의 모습이 포착돼있다. 피사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을 지휘하는 이들의 노력을 보면 A~E관에서 보았던 사진들이 새로운 기억으로 되살아 난다.



전시 설명 녹음에 배우 박선영 재능기부 나서



오디오 가이드에 목소리를 담은 박선영
이번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에는 배우 박선영의 목소리가 실렸다.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 회원인 그는 결혼 후 “우리 부부가 받은사랑을 사회에 돌려주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었단다. 때문에 이번 전시 설명 녹음도 재능기부 형태다. 작품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관람객들은 전시장 입구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는데, 이의수익금은 박선영의 의견에 따라 탈북자 교육기관에 기부될 예정이다.



“어쩌면 조만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그는 사람들이 지구를 지키려는 마음을 갖는데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또 “방학을 맞은 어린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환경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감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눈으로만 즐기는 것을 넘어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관람 요금은 성인 1만2000원, 초·중·고 학생 9000원, 36개월 이상 유아 7000원. 옥션, 인터파크, 예스24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추석 연휴에도 정상 운영하며 휴관일은 이달 27일, 다음달 24일이다.

▶ 문의=02-6263-2621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내셔널 지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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