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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범 형량 대폭 강화 … 후보·유권자 매수 징역형

중앙일보 2012.08.21 01:35 종합 10면 지면보기
2010년 교육감 선거 때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상대 후보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2심에서는 혐의 내용이 크게 바뀐 게 없는데도 징역 1년으로 형량이 높아졌다. 그만큼 형량이 들쭉날쭉이었다.


대법원 양형위, 양형기준 의결

 앞으로 유권자·후보자 매수, 허위사실 유포 등 중대 선거범죄에 대해 원칙적으로 징역형이 선고된다. 또 당내 경선 매수 행위와 돈 공천 행위 등에 대해서도 최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선거사범에 대한 법원의 양형 기준이 예전보다 훨씬 엄정해지는 것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는 20일 제43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거범죄 양형(형량 결정)기준’을 최종 의결했다. 의결안에 따르면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나 후보자를 매수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징역형을 권고키로 했다. 후보자나 유권자를 매수하는 행위는 선거 결과 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엄하게 처벌해 뿌리 뽑겠다는 의미다.



 양형위는 그동안 당내 경선이 본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했다고 판단, 당내 경선 때 매수 행위 등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기준을 정했다. 당내 경선의 부정이 본선거 결과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난 4·11 총선 과정에서 발생한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 사태와 같이 매수가 아닌 다른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준을 내놓지 못했다. 양형위 관계자는 “선거법에 당내 경선은 매수 행위에 대한 처벌만 규정돼 있다”며 “다른 당내 경선 부정행위는 양형위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부산지검 공안부가 수사 중인 새누리당 돈 공천 사건 관련자들도 기소되면 최소 당선무효형 이상의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양형위 의결안에 따르면 공천뇌물을 주고받은 범죄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받더라도 당선무효가 되도록 최소 징역 10월의 징역형이나 벌금 100만~500만원을 선고토록 했다.



 이날 확정된 선거범죄 양형기준안은 4·11 총선 선거사범 재판과 12월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법원은 양형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선고하는 추세다. 지난 16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재판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가벼운 선거법 위반 사건에도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양형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게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법원의 당선무효형 선고가 늘어나면 어쨌든 국민들이 선택한 정치 지형이 흔들릴 수 있고, 재·보궐 선거로 인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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