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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사내하청 노조 한밤 충돌

중앙일보 2012.08.21 01:12 종합 21면 지면보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조원들이 20일 밤 깃대로 사용하던 대나무를 들고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 점거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조원들이 20일 밤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관리직 직원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하청 노조원들이 ‘죽창’을 사용해 관리직 사원과 경비용역 직원 등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 요구 … 관리직 등 10여 명 중경상

이날 오후 9시쯤 울산시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 앞에서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던 사내하청 노조원 300여 명이 깃대로 사용하던 3m짜리 대나무를 휘두르며 공장 출입문으로 몰려들었다. 노조원들은 대나무를 쪼개 사실상 죽창으로 사용했다. 2009년 5월 대전에서 있었던 화물연대 집회에서 죽창이 등장한 뒤 경찰이 엄정하게 대처하면서 사라졌던 죽창이 3년 만에 다시 나타난 셈이다.



 이날 사내하청 노조는 밤늦게까지 대나무를 들고 수차례 공장 진입 시도를 하며 새벽까지 대치했다. 사측은 관리직 직원과 보안팀 경비원 500여 명을 긴급 소집해 1공장 출입문 앞에 배치했다. 그러자 하청 노조원들은 3m쯤 되는 대나무 끝에 만장을 달아 만장기로 사용하던 대나무에서 만장을 떼어내 끝이 여러 갈래로 찢어지는 죽창을 만들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이 죽창에 맞은 관리직 직원과 경비용역 직원 일부가 살점이 떨어져 나가거나 찔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특히 노조원과 관리직 직원과의 충돌 과정에서 1공장 관리직 직원 1명이 집단 폭행을 당해 의식이 없는 상태다. 하청노조 조합원들은 최근 울산공장 안에서 대나무 만장기를 들고 집회를 해 왔다.



 사측은 직원들에게 투명 방패를 나눠주고 공장이 점거를 저지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하청 노조는 2010년 11월에도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울산공장 1공장을 25일 동안 불법 점거했었다.



 하청노조는 정규직 노사 간 올해 임금협상 안건 가운데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라는 노조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는 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3000명을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해 주겠다는 제시안을 내놨지만 하청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청노조는 지난 18일 노조 간부 네 명이 회사의 보안요원들에게 납치돼 폭행당했다며 사측의 사과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사태가 악화되자 공장 밖에 기동대 버스 7대를 대기시켰다.



울산=김윤호 기자



◆사내하청(사내 하도급)=원청업체에서 업무를 도급받은 하청업체가 고용한 근로자를 사내하도급 근로자라고 한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업체의 업무를 수행하지만, 근로계약은 하청업체와 체결한 상태에서 하청업체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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