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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10만원짜리 속옷, 판매 수수료가…

중앙일보 2012.08.21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백화점에서 15만원짜리 청바지를 샀다면 이 중 5만원은 백화점에 돌아간다. 청바지의 백화점 판매수수료율은 33.63%나 된다. 그나마 지난해보다 소폭(0.3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TV홈쇼핑 업계도 비슷하다. 홈쇼핑에서 속옷 10만원짜리를 사면 3만8000원이 홈쇼핑 업체 몫이다. 홈쇼핑 속옷 수수료율은 지난해보다 0.75%포인트 떨어진 38.36%다.


유통업체 ‘과다 수수료’ 논란 여전
백화점 15만원짜리 청바지, 판매수수료가 5만원

 공정거래위원회가 20일 대형유통업체 11곳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두 번째다.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9월 공정위 압박에 못 이겨 중소납품업체 수수료율을 3~7%포인트 낮췄다. 그 효과가 이번 조사 결과에 반영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마다 오르던 판매수수료는 올 들어 소폭이나마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다. 올 3월 말 기준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 평균 수수료율은 전년보다 0.4%포인트 떨어진 29.2%다. TV홈쇼핑(GS·CJ·현대·롯데·농수산)은 34.4%에서 34%,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5.6%에서 5.1%로 떨어졌다. 업체별로는 백화점 중엔 롯데백화점(29.6%), 대형마트는 롯데마트(7.1%), TV홈쇼핑은 현대홈쇼핑(36.3%) 판매수수료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수수료율이 소폭 떨어졌다고 그만큼 납품업체의 부담도 줄었는지는 미지수다. 수수료를 낮춘 대신 판촉비·인테리어비 등 다른 부담을 늘리면 그만이어서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실제 공정위 조사 결과 2011년 백화점 3사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인테리어비는 총 2688억원(점포당 4770만원)으로 전년보다 22.5% 늘었다. 지난해 판촉비도 총 114억원(점포당 140만원)으로 1년 새 28% 뛰었다. 대형마트 3사의 납품업체가 지급한 물류비(4324억원)와 반품액(3609억원) 역시 지난해 각각 28.1%, 51.2% 늘었다. TV홈쇼핑은 납품업체 1곳당 부담하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주문 시 할인비용이 지난해 평균 4850만원으로 1년 새 39.4% 늘었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판매수수료는 하향 안정화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통업체의 독과점이 심화되면서 추가비용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불만이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출과 점포수가 늘면 당연히 물류비나 판촉비가 느는 건데, 공정위 발표에서 그 부분은 싹 빠졌다”고 말했다. 한 TV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수수료율에 방송송출비 10~15%포인트가 포함돼 높게 나타났다”며 “매출이 늘면 자연히 ARS비용이 늘어난다는 점도 간과했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선 이번 공정위 발표를 판촉비 등 추가 부담을 더 이상 올리지 말라는 일종의 압박으로 본다. 공정위는 올해도 납품업체의 추가 부담이 오르는지 실태를 내년 초 분석할 계획이다. 판매수수료는 찔끔 내려놓고 추가 부담을 왕창 올리는 식의 꼼수를 감시하겠다는 뜻이다. 지철호 국장은 “판촉비를 부당하게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등 법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엄청난 과징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수수료 유통업체는 납품업체에 상품판매대금의 일정비율을 제하고 나머지 상품판매대금을 지급한다. 이때 감해진 금액이 판매수수료다. 거래형태별로 약간 차이가 있다. 백화점은 주로 특정매입거래가 이뤄진다. 대형 유통업체가 반품 조건부로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 매입해 판매한다. 백화점은 상품판매대금의 일정률을 판매수수료로 받는다. 판촉사원 인건비와 재고는 납품업체가 부담한다. 대형마트는 직매입거래를 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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