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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철수로 단일화 땐 152억 날릴 수도

중앙일보 2012.08.20 01:42 종합 8면 지면보기
야권의 대선 후보 단일화는 정치역학 차원의 사안만이 아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백억원대의 국고보조금이 왔다갔다한다. 후보 단일화는 돈 문제이기도 하다.


민주당, 국고보조금 딜레마

 그 핵심이 중앙선관위가 집행하는 정당 국고보조금이다. 이 돈은 대선 후보 등록기간(11월 25, 26일)에 후보 등록을 하는 정당에만 지급된다. 148석의 새누리당은 163억5000여만원, 128석의 민주당은 152억6000여만원 정도를 받는다. 의원 수와 19대 총선 정당득표율을 고려해 계산된 액수다. 올해 대선 법정 선거운동 비용(555억7700만원)을 감안하면 각 당으로선 무조건 손에 쥐고 봐야 하는 돈이다.





 문제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민주당이다. 당내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문제는 없다. 단일화 시점이 후보 등록 이전이든 이후이든 152억여원을 고스란히 손에 쥘 수 있다. 하지만 안 원장으로 단일화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하면 후보를 못 낸 민주당 몫은 새누리당 등 다른 정당으로 돌아간다. 선관위 관계자는 19일 “그렇게 되면 새누리당 국고보조금은 300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민주당과 안 원장이 각각 후보 등록을 한 뒤 단일화하는 거다. 후보 등록을 하면 보조금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엔 ‘국고보조금 먹튀’ 논란에 휘말릴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17일 특정 정당의 대선 후보가 중도 사퇴할 경우 선거보조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이를 막기 위해서다. 민주당이 ‘무소속 안철수 단일 후보’를 위해 자당 후보에게 하듯 이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없다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국고보조금도 취하고 먹튀 논란에서도 벗어나려면 안 원장을 입당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것도 후보 등록기간 이전이라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한 뒤 민주당에 입당하면 자동으로 등록 취소가 된다”고 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런 이유로 안 원장이 결국 입당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을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 같은 전국 선거에서 무소속으론 한계가 있고 ‘2번(민주당 후보 기호)’이 갖는 전통적 힘도 무시 못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안 원장 역시 선거비용을 감안해 ‘152억여원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할 것이란 거다.



 이견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중도층·무당파에 기댄 안 원장이 단순히 비용 문제 때문에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고서까지 입당하겠느냐”며 “신당 창당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양원보 기자, 노지원 인턴기자(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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