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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문수, 정책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사이

중앙일보 2012.08.15 01:52 종합 6면 지면보기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이 네거티브 일색으로만 흐르는 건 아니다.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발언이 여전히 많긴 하지만 후보 선출 전당대회(20일)를 닷새 앞두고선 후보들은 정책공약도 부각시키고 있다.


새누리 대선 후보 공약 비교

 박근혜 후보의 공약 1번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경제민주화다. 김문수 후보는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모든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공약을 냈다. 두 후보는 네거티브 공방뿐 아니라 정책에서도 ‘화성 남자, 금성 여자’처럼 맞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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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후보는 지난 8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TV 토론회 때 “경제민주화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모든 경제 주체가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이게 재벌 때리기로 가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당내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서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로 형성된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자는 데 대해선 반대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다 끊으라고 하면 굉장한 돈이 들어간다. 그보다는 (대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동력 투자 등에 자금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다.



 그에겐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정부 출범 이후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같은 거대 공약은 없다는 게 특징이다. 대신 ‘5000만 국민 행복플랜’이란 이름으로 ▶대학생 소득차등 등록금 50% 실질 인하 ▶학점·영어 등 스펙 초월 청년취업 시스템 마련 ▶서민 전세대출 이자 부담 경감 ▶노인 근로장려세제 도입으로 은퇴 후 재취업 지원 등 계층·세대별 공약을 제시했다. 안종범 정책·메시지 본부장은 “금산분리(대기업의 금융업 소유 제한)에 대해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를 강화한다든지 경제민주화에 대한 본격적인 공약들은 경선 이후 9월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7·4·7(연 7% 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 공약을 내세웠듯 “향후 5년간 연 4.5% 경제 성장을 달성하겠다”며 수치목표를 제시했다. 보건·의료, 문화·콘텐트, 관광·사회복지 등 7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 2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도 했다. 대기업 정책도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50조원 이상으로 완화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후보와 반대 방향이다.



 임태희 후보도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야당 따라하기”라고 비판하면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한 시장의 공정성 확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모든 근로자의 최저 임금을 매년 10%씩 인상해 5년 후 지금의 두 배인 월 150만원이 되도록 하겠다는 게 대표 공약이다.



 김태호 후보는 시장 점유율 3위 이내 업체의 경우 중소업종·골목상권 진출을 제한하는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와 비슷한 공약을 내놨다. 안상수 후보는 “가계부채 탕감을 위해 기업 및 금융회사 출연으로 100조원의 두레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지방 공약의 경우 모든 후보가 앞다퉈 수조원 규모의 선심성 대형 토목 공약을 제시했다. 박근혜·김문수 후보는 9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각각 2007년에도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과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을 내세웠다. 1일 제주 연설회에선 다섯 후보가 모두 제주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권의 무상의료 공약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비판하는 박 후보가 50대 공약으로 “암과 중풍·심장병 등 중증 질환은 100%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한 점, ‘청년실업 해결’을 내세운 김 후보가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것은 모순이란 평가도 받는다.



 고려대 강성진(경제학) 교수는 “박 후보는 2007년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 공약을 내세웠다가 경제민주화로 옷을 새로 갈아입은 형태”라며 “순환출자 가공의결권 제한 등에 대해 캠프 내부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집권하더라도 일관성 있게 공약을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명지대 신율(정치외교학) 교수는 “김문수 후보는 과거 전통적인 성장주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해 MB정부와 차별성이 없다. 현재처럼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 친기업적인 정책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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